KLPGA 김해림 16년만에 '동일 대회 3연패'에 도전장
4일 개막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출전…장하나·최혜진과 대결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동일 대회 3연패는 드물다.
지금까지 KLPGA투어에서 동일 대회를 3회 연속 제패한 선수는 고 구옥희와 강수연(42), 그리고 박세리(41) 셋뿐이다.
구옥희는 KLPGA 챔피언십(1980∼1982년), 수원오픈(1980∼1983년), 쾌남오픈(1979∼1981년) 등 세 차례 동일 대회 3연패를 이룩했다. 수원오픈은 1981년에는 열리지 않아 3년 연속 우승은 아니다.
강수연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내리 우승했다. 박세리는 서울여자오픈을 1995년부터 3년 연속 제패했다.
KLPGA투어에서는 동일 대회를 4회 이상 연속 우승한 사례는 없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미즈노클래식을 5년 연속 우승했고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는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에서 4년 내리 정상에 오른 바 있다.
KLPGA투어에서 2002년 이후 대회 3연패 이상 연속 우승이 없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를 꼽는다.
한 대회가 오래도록 열리지 못한 게 첫 번째 원인이다. KLPGA투어에서 지금까지 10년 이상 지속한 대회는 16개뿐이다. 3연패 이상 연속 우승 기록을 쌓을만한 밑바탕이 허약했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정상급 선수의 해외 진출이다.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는 짧으면 1년만 KLPGA투어에서 뛰고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투어로 무대를 옮기는 게 관례였다. 이러다 보니 최정상급 선수가 동일 대회 3년 연속 출전하는 일조차 드물다.
오는 4일부터 사흘 동안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리는 KLPGA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김해림(29)은 16년 동안 맥이 끊긴 동일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김해림은 2016년과 지난해 이 대회를 내리 우승했다.
김해림은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과 인연이 각별하다. 2016년 이 대회 우승은 KLPGA 투어 입문 9년 만에 찾아온 첫 우승이었다.
첫 우승 때 최종 라운드 5번홀(파4) 샷 이글로 승기를 잡았던 김해림은 타이틀 방어에 나선 작년에도 마지막날 17번홀(파4) 샷 이글로 역전 우승을 연출했다.
올해부터 주무대를 일본으로 옮긴 김해림은 대회 3연패라는 대기록 도전을 위해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 출전을 포기했다.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은 김해림이 올해 처음 나서는 KLPGA투어 대회다.
김해림은 "내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린 대회다. 일본에서 중요한 대회가 있지만 3연패 도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맞은 첫 시즌에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김해림은 "시즌 초반에 일본 투어에 적응하는데 힘겨웠다"면서 "샷이나 컨디션이 다소 처진 건 사실이지만 지난 2년 동안 좋은 인연을 맺었던 대회라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대회 장소가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으로 바뀐 건 개의치 않는다. 김해림은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했지만, 코스는 다 달랐다.
김해림은 "재작년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에서 치른 대회에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면서 "대회 이름이나 대회 장소에 '촌'이 들어가면 성적이 좋은 편"이라고 웃었다.
김해림이 대회 3연패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올해 5개 대회에서 2차례 우승과 한차례 준우승으로 상금랭킹 1위를 달리는 장하나(26)의 상승세가 가장 무섭다.
장하나는 더 강력해진 장타력에 되살아난 송곳 아이언을 앞세워 국내 무대 평정에 나설 태세다.
장하나가 이번 대회마저 제패한다면 시즌 3승과 2주 연속 우승으로 '대세'로 자리잡는다.
평균타수 1위(69.5타)가 말해주듯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에서 빠지지 않는 '무서운 10대 신인' 최혜진(19)도 시즌 2승을 노린다.
올해 우승을 신고한 김지현(27), 이소영(22)과 홍란(31)도 2승 고지에 도전한다.
작년 전관왕인 '핫식스' 이정은(22)은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에 초청을 받아 출전하느라 이 대회를 빠진다.
대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동명이인 이정은(30)은 후원사 주최 대회인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에 출전하려고 태평양을 건넜다. LPGA투어 이정은은 KLPGA투어에서는 '이정은5'라는 등록명으로 뛴다.
2016년까지 미래에셋 대우 클래식을 열었던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은 올해 이 대회에서는 KLPGA투어 대회로서는 드물게 파71로 조성해 눈길을 끈다.
버디가 쏟아졌던 489야드짜리 파 5홀이던 6번 홀이 이 대회에서는 파를 지키기도 버거운 427야드짜리 파 4홀로 바뀌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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