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경의선 현대화·동해북부선 연결 본격 추진(종합)
서울∼평양 잇는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 등도 탄력
(세종·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동규 기자 =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이 동해북부선을 연결하고 경의선은 현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힘에 따라 남북경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협력이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 서명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는 이같은 철도와 도로 등 SOC 협력 방안이 포함됐다.
공동 성명은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 서울 출발해 신의주 거쳐 시베리아 철도 타고 유럽까지
경의선(서울∼신의주)은 2004년에 이미 연결이 된 상태다.
2007∼2008년 1년간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의선은 현대화 등 시설 개량이 필요한 철도 노선이다.
동해북부선은 부산에서 출발, 북한을 관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지나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남한은 분단으로 북으로 가는 철도 혈맥이 끊기며 반도 국가 처지가 됐지만, 남북철도(TKR)가 연결되면 TSR이나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등 노선을 이용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류를 보낼 수 있다고 보고 TKR 연결을 추진해왔다.
현재 동해북부선 남측 구간은 강릉∼제진(104㎞)이 단절된 상태로, 조만간 이 구간의 연결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성명 내용은 경의선은 현대화, 동해북부선은 연결 사업을 추진한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북측과 협의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북은 성명에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10·4 선언에서 제시된 내용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10·4 선언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내놓은 선언이다.
◇ 서울∼평양 고속도로로 현실화 되나
당시 남북은 철도 연결 외에도 북한에 있는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한 개보수 문제를 협의키로 한 바 있다.
경의선 도로는 한반도 서쪽에 있는 1번 국도의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구간으로, 길이가 500여㎞에 달한다. 이 도로는 분단 이후 서울∼개성을 잇는 구간이 끊겼다.
남한의 문산(파주시 문산읍)과 북한의 개성 구간(19㎞)을 이으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는 도로망이 완성된다.
남북이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 이용하려면 우선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과 개성∼평양 고속도로 현대화 등이 추진돼야 한다.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은 이미 2015년에도 추진됐으나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이 도로는 남측의 수원∼문산 고속도로(2020년 완공예정), 북측의 개성∼평양 고속도로와 연결돼 남북 수도를 잇는 핵심도로축이 될 수 있다.
166㎞에 달하는 개성∼평양 고속도로는 구간 공사를 해 이음새 부분 등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터널과 교량들이 많아 경제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간의 기존 포장을 제거하고 아스팔트로 재보장하는 방안이 한때 추진됐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날 판문점 선언으로 개성∼평양 구간 도로의 보수 및 현대화 추진을 위한 후속 논의가 실무선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뿐 아니라 포천∼철원∼원산(143㎞) 구간의 고속도로 건설도 다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국도는 남한 내 미연결 구간인 31호선(강원 양구∼남방한계선 10.5㎞)과 43호선(강원 철원∼남방한계선 2.0㎞) 등이 검토 대상으로 꼽힌다.
판문점을 지나는 국도 1호선(전남 무안∼신의주 510㎞)과 국도 7호선(부산∼함북 온성 484㎞)은 남북 사이 단절됐던 구간이 모두 이어졌으며 국도 3호선(경남 남해∼남방한계선)과 국도 5호선(경남 거제∼남방한계선)도 남측 구간이 연결된 상태다.
백승근 국토부 도로국장은 "판문점 합의에 남북 도로 연결이 포함된 만큼 10·7 합의 등에서 합의한 노선에 대해 실무선에서 세부적인 후속조치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백두산∼서울 직항로도 열리나
이와 함께 10·4 선언 때 남북은 백두산 관광을 시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 건설이 추진되기도 했다.
우선 북한 항로가 다시 개방될 가능성도 매우 커졌다.
북한 상공을 지나는 북한 항로는 1997년 개방됐으나 2010년 5월 이후 국적 항공기의 북한 영공 통과가 금지됐다.
또 10·4 선언에서 남북은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고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도 10·4 선언에 포함돼 있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도 다시 문을 열 수 있다. 이미 시설물이 건립돼 활발히 사용되다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기에 보수 공사만 하면 사업 재개가 가능하다.
◇ 국토부·코레일·도로공사 등 후속조치에 만전
국토부는 조만간 남북 SOC 협력을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서 북측과 협의 등 준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산하 코레일과 한국도로공사 등도 본격적인 남북경협 시대를 대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남북철도 복원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의 철도 선로 개량사업과 미연결 구간을 연결하면 서울∼평양∼신의주를 거쳐 중국 베이징까지 중국횡단철도(TCR)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개성∼문산 고속도로 건설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도로공사는 이미 내부적으로 남북 도로연결 TF도 꾸려 SOC 경협에 대비하고 있다.
banana@yna.co.kr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