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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번지르르한 '탄소 없는 섬' 가파도…친환경 전력 고작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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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번지르르한 '탄소 없는 섬' 가파도…친환경 전력 고작 45%
인도산 대형 풍력발전기 도입이 문제, 디젤발전기 3대 그대로 운용 중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 가파도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드는 사업이 완료됐으나 실패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력 자급률이 45%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1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들기 위한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제주의 부속 도서 가운데 네 번째로 큰 섬인 가파도는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약 5㎞ 떨어져 있다. 가파도의 면적은 0.87㎢로, 사업을 시작할 때 134세대에 281명의 주민이 살았다.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가파도에서는 한국전력이 150㎾ 용량의 디젤발전기 3대를 운용했다. 도가 해수담수화장에 설치한 30㎾ 용량의 태양광발전설비도 활용됐다. 이때 연간 전력사용량은 780㎿h였다.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가파도의 전력 부문을 100%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다. 한국남부발전은 2012년 상반기까지 750㎾ 용량의 풍력발전을, 포스코ICT는 2㎿ 용량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한국전력은 운영센터를 각각 설치하기로 했다. 디젤발전기 3대 중 1대만 예비용으로 놔두기로 했다.
그러나 계획은 처음부터 수정됐다. 목표 연도까지 250㎾ 용량의 풍력발전기 2기만 설치했다. 나머지 1기는 전력사용량을 보면서 2015년까지 추가하기로 했다. 핵심 사업 중 하나인 ESS 설치와 안정화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4월에야 완료됐다.
그동안 48가구에 3㎾ 용량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했다. 가파초등학교에도 소형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시설을 했다. 전신주 132기를 없애고, 193가구로 들어가는 1.8㎞의 배전선로를 지중화했다. 전기자동차 4대와 전기오토바이 5대, 충전기 3기를 설치했다.
실제로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운전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5월부터다.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제주 개최 때까지 가파도를 참관코스로 구축해 탄소 제로 시범 관광지로서, 최첨단 녹색기술 체험의 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인다는 계획이었으나 4년 넘게 늦춰졌다.
그나마 친환경 전력 자급률은 45%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가파도의 총 발전량은 1천647㎿h로, 이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4.6%인 735㎿h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전력은 아직도 디젤발전기 3대를 이용해 생산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승용차 5대와 트럭 2대도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

5년여 동안 국비 14억원, 도비 45억원, 한국전력 40억원, 남부발전 25억원, 기타 19억원 등 총 143억원이 투입됐으나 '탄소 없는 섬'의 완성은 요원한 실정이다.
처음 이 사업을 계획했을 때보다 인구와 관광객이 늘고 매장이 늘어나 전력사용량도 늘었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계획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인도산 대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면서 국내 운용시스템과 잘 맞지 않아서 실제 가동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현재 풍력발전기 가동률이 12% 정도로 아주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이나 남극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높은 효율을 내는 소형 풍력발전기가 많다"며 "가파도의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최대의 효율을 내도록 설계된 소형 풍력발전기로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가파도에는 바람의 세기는 물론 경관을 고려해서라도 소형 풍력발전기로 가는 것이 맞았다"며 "가파도 같은 작은 섬도 제대로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지 못하면서 '탄소 없는 섬 제주'를 어떻게 만들려고 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쏘아붙였다.
도 관계자는 "최근 한국전력, 남부발전 등과 풍력발전기 추가 설치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세부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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