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고감도 퍼트 장착 김지영, 메이저 우승 보인다(종합)
KLPGA챔피언십 2라운드서 6타 줄여 13언더파 선두 질주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장타력보다는 퍼팅이 잘 된 덕이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손꼽는 장타자 김지영(22)이 고감도 퍼트를 앞세워 메이저대회인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김지영은 27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크리스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전날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선두에 올랐던 김지영은 중간합계 13언더파 131타로 단독 선두를 꿰차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김지영이 이틀 동안 버디 17개를 뽑아낸 원동력은 그린 플레이였다.
전날 퍼트 26개로 18홀을 마무리한 김지영은 이날도 퍼트 수를 27개로 묶었다.
전날 "내일도 퍼트 감각이 오늘만 같으면…"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던 김지영은 "이 코스에서는 그린 공략과 그린 위에서 플레이가 중요하다는 걸 명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에 짧은 퍼트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아서 4타나 줄일 수 있었다"면서 "퍼트가 워낙 좋아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은 이날 단 3차례만 그린을 놓치는 컴퓨터 샷까지 더했다.
하지만 역시 이런 정교한 아이언샷과 빼어난 그린 플레이의 바탕에는 장기인 장타력이 뒷받침됐다.
김지영은 이날 7번 홀(파5)에서는 무려 280야드를 날렸다.
김지영은 "장타는 타수를 줄이는 데 좋은 무기인 건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달라진 건 비거리보다는 페어웨이 안착에 더 중점을 둔다는 점이라고 김지영은 귀띔했다.
"작년까지는 티박스만 올라서면 멀리 칠 생각만 했다"고 털어놓은 김지영은 "거리가 아무리 멀리 나가봤자 다음 샷이 중요하니 이제는 페어웨이를 지키는데 주력하다 보니 거리는 조금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3라운드에서는 "티샷은 더 수비적으로 하되 퍼트 감각이 좋으니 그린 플레이는 더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김지영은 "3라운드에 대비해 연습장에서 샷을 좀 더 가다듬겠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김지영은 신인이던 지난 2016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까지 치른 끝 준우승에 머문 아픈 기억이 있다.
김지영은 "그때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마음을 다잡고 차분하게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한달 전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던 하민송(22)이 3타를 줄여 10언더파 134타로 김지영을 2타차로 추격했다. 하민송은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 2개를 곁들였다.
상금랭킹 1위 탈환에 나선 '무서운 10대' 최혜진(19)은 5언더파 67타를 쳐 4타차 3위(9언더파 135타)로 치고 올라왔다.
최혜진은 1∼4번홀 연속 버디를 비롯해 12번홀까지 7타를 줄이며 2타차까지 따라 붙었지만 2타를 잃은 18번홀(파4)이 뼈아팠다.
18번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두번째샷은 연못에 빠질 뻔 했다. 스탠스가 불안한 가운데 어렵게 세번째샷을 쳤지만 볼은 홀과 한참 떨어진 곳에 멈췄다. 3퍼트로 홀아웃한 최혜진은 "전반적으로 경기를 잘 했다. 18번홀 실수가 아쉽지만 잊어버리고 내일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5언더파를 친 '퍼트 달인' 이승현(27)과 2타를 줄인 2015년 신인왕 박지영(22)이 공동4위(8언더파 136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상금랭킹 1위 장하나(26)는 이날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7위(6언더파 139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작년 전관왕 이정은(22)은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걸어 김지영에게 9타 뒤진 공동19위(4언더파 140타)로 내려 앉았다.
이 대회 역대 챔피언들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작년 우승자 장수연(24)과 2016년 우승자 배선우(24)는 나란히 공동30위(2언더파 142타)에 그쳤고 2015년 챔피언 안신애(28)는 합계 1오버파 145타로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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