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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남북, 조국 화합 목표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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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남북, 조국 화합 목표로 나아가야"
"자신을 전환시킬 수 없는 자들은 반드시 멸망"
김용택 시인 "휘파람 불고 싶어…모든 것이 제 모습 찾을 것"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남한산성', '칼의 노래'로 유명한 소설가 김훈(70)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을 지켜본 소감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중요한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오전회의 모두발언에서 "수시로 만나서 걸리는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으자", "정말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관해 김 작가는 연합뉴스에 "김 위원장의 '자주 만나자',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이 두 마디가 아주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만나서 싸우더라도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그동안 남북 적대관계가 오래 지속됐다 하더라도 남북이 같은 목표가 있다. 전쟁에 반대하고 조국의 화합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으니 오랜 적대관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을 것이다. 김 위원장의 말이 이런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는 기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나 북한이나 자기 자신을 전환시켜야 한다. 무기에서 언어로, 이념에서 생활로 전환시켜야 하는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자기 자신을 전환시킬 수 없는 자들은 반드시 멸망한다. 이것은 역사가 인류에게 가르쳐주는 아주 잔혹한 교훈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우리를 전환시켜 나가는 시발점이 돼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택(70) 시인도 남북 정상의 만남에 감격하며 시적인 표현으로 희망을 얘기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38선, 군사분계선을 환한 얼굴로 넘어오는 순간 정말 감동했다. 생각해 보면 목이 메는 일이다. 산천이 다시 보였고 휘파람을 불고 싶고, 막 달리고 싶고, 훌쩍 뛰어보고도 싶었다. 어제하고는 다른 오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를) 떠난 것들이 많았지 않나. 돌아오면 좋겠다. 구부러진 것들이 펴지고 막힌 데가 뚫렸으면 좋겠다. 이제 정말 어제하고는 다른 오늘이 되어서 나무는 나무대로 가고, 하늘은 하늘로 가고, 바람은 바람이 되고, 꽃은 꽃이 되고, 사람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모두가 다 제자리로 돌아갈 것 같다. 모든 것이 제 모습을 찾아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국민에게는 이루고 싶은 것, 이뤄야 할 것이 많다. 우리의 일상적인 삶이, 아침에 일어나 일터에 나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잠자고 친구들 만나고, 이러한 것들이 정말 이제 활발하게 될 것이다. 모두 어떤 허물을 벗어 던지고 제 모습을 찾아서 활발하게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간절하게 평화로운 삶을 갈망했나. 그동안 훼손된 민족적 자존심도 회복돼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013년 소설 '개마고원'에서 남북한 정상의 만남과 핵 폐기 가능성 등을 예견한 언론인 출신 작가 고승철은 "작품 쓸 때만 하더라도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여서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태였는데, 요즘 남북 동향과 평화를 지향하는 방향이 소설 내용과 비슷해서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변수가 남아있지만, 기대가 크다. 통일은 요원할지 몰라도 평화 구축은 꼭 필요한 것이고,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이 선결과제다. 통일이 되면 남북한 경제 양측에도 큰 발전 계기,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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