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외국인 韓주식 '사자'…증시 저평가 완화되나
북한 비핵화시 할인요소 해소 전망…"구체적 계획 이행 여부 지켜봐야"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권수현 기자 =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자'에 나서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남북 화해모드로 지정학적 위험이 걷히면 국내 증시 할인 요인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4.31포인트(0.58%) 오른 2,489.95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도 882.53으로 3.14포인트(0.36%) 상승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이틀째 주식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사들이며 주가를 부양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남북 경협주뿐 아니라 대형 정보기술(IT)주도 오름세를 보이고 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하면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간판 주자인 반도체 대형주를 더 사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삼성증권[016360] 투자전략팀장은 "신흥시장이 선진시장보다 할인받는 데다 북핵과 회계 투명성, 삼성전자[005930] 등 일부를 제외한 글로벌 기업 부재 등으로 국내 증시가 할인을 받아왔다"며 "작년에도 기업이익은 50% 넘게 증가했으나 지정학적 위험에 주가는 절반밖에 안 올라 가치평가는 싸졌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과 협상까지 거쳐 비핵화와 평화가 이뤄지면 기초여건(펀더멘털) 측면에서 할인이 해소될 것"이라며 "전 세계 경제와 연동해 국내 증시도 회복세로 가고 경제부문에서 통일, 인프라, 소비, 기타 에너지, 물류, 관광, 소비재 등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면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며 "경제협력으로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되면 증시 저평가 해소나 외국인 매수세 차원을 넘어 정체 상태인 국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우리 정부와 북한이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경제 개발구 계획'을 공동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업종에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동일한 지역,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남북한 공동 경제개발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북한은 2013년 김정은 체제 이후 처음으로 외자 유치 등을 위해 핵심경제정책인 경제 개발구를 발표했으나 북한 핵실험 이후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 경제 개발구 제정 이후 22번째 지방 경제 개발구가 지정됐다.
경제 개발구 핵심사업은 나선경제무역지대(나선 특구),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금강산 특구), 와우도수출가공구와 청진경제 개발구, 강남경제 개발구(평양 외곽) 등이다.
그러나 증시 일각에선 이번 남북정상회담만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몰려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장기적인 경제협력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정치적인 기대보다 시장에선 남북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계획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에 주목한다"며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실익과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증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총괄실장은 "이번 남북 협의는 과거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 호재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남북 간 경제협력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중요하므로 당장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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