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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컴백' 임현정 "공황장애 앓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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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컴백' 임현정 "공황장애 앓았죠"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깨달음 얻어"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임현정(44)은 한동안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가수다.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을 들으면 그제야 무릎을 탁 치게 된다. 2004년 영화 '키다리 아저씨'에서 하지원과 연정훈이 비를 피하며 함께 듣던 이 노래는 1980년대생의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오래도록 남았다.



임현정이 침묵을 깨고 신곡 '사랑이 온다'로 돌아왔다.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나직한 목소리로 10년 만의 컴백 소감을 전하며 지난날을 되짚었다.
임현정은 1996년 KBS 드라마 '컬러'의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아무 일 없던 것처럼'을 작사·작곡해 가요계에 데뷔했다. 5장의 정규앨범을 냈고, 2008년 싱글음반 '물고기자리'를 끝으로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포털 사이트에 요청해 가수 프로필도 삭제했다.
"2008년 공황장애가 나타났어요. 약을 한 짐씩 싸들고 여행을 다녔어요.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인도네시아…. 그러다 2012년 심장이 메트로놈처럼 뛰면서 몸이 마비되더군요. 좀 회복되길래 여행을 떠났다가 휠체어를 타고 돌아온 일도 있어요. 부정맥이 심해서 잠들 때마다 '다음날 내가 숨을 쉬고 있을까?'라는 공포에 휩싸였죠. 전인권 선생님이 '현정아, 살자'면서 병원에 가라고 하시더군요."
무엇이 그토록 자신을 아프게 했냐는 질문에 "운명"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세상이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왜소한 사람으로 취급하더군요. 그땐 실패하면 내 책임이라고 자신을 압박했던 것 같아요. 한창 힘들 땐 농사를 짓고 싶었어요. 자연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픈 와중에도 음악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는 걸 막을 수 없었어요."



'사랑이 온다'는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던 2016년 썼다. 혼자 수저로 밥을 떠먹을 정도는 되자는 심정으로 몸과 마음을 돌봤다. 전인권이 '네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와 노래하는 걸 보고 싶다, 내 후배라는 걸 자랑하고 싶다'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윤도현도 그에게 프로듀싱을 맡기며 복귀를 도왔다.
그래서인지 '사랑이 온다 사랑이 온다/ 그대가 온다 내 마음으로 온다/ 가난한 나의 마음은 그대의 사랑을 만나/ 이토록 눈이 부신 하늘을 날고' 라고 읊조리는 가사는 절망 속에서 탄생했다기엔 역설적으로 희망에 부풀어 있다. 올가을 쯤에는 희망의 언어를 담은 새 앨범도 낼 계획이다.
"그동안은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많이 썼어요. 그러다 보니 몸이 아파지고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게 심해졌죠. 시간이 흐르고 보니 남을 사랑하는 일과 나의 행복은 결국 나를 사랑하는 데서 비롯되더군요. 이 노래는 나에게 거는 주문이었어요. 듣는이들도 자신에게 '사랑이 온다'고 주문을 걸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생과 사를 오가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냐는 질문에 "편안함"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예전에는 목표로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연주자들을 압박했지만, 지금은 '다시 하면 되죠'라면서 넘어간다.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웃으며 말했다.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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