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국형 전투기 공동개발, 기술적 문제로 지연"
인니군 당국자 "예산 문제 없다…사업 자체는 계속 추진"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투자·개발 사업(KF-X/IF-X)이 기술적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고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자가 말했다.
26일 주간 템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디얀 수민타아트마자 인도네시아 국방부 사무차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해당 사업이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지연의 이유를 묻는 말에는 "기술적 문제"라면서 "한국측과 함께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고만 답했다.
하디얀 사무차관은 일각의 우려와 달리 예산과 관련해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한국과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함께 배석한 사브라르 파드힐라 인도네시아군 정보센터 소장은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에 변동이 없다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계획이 명확하게 짜여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국과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한 것이 사업 지연의 진짜 이유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천400억원 규모인 작년도 하반기 사업 분담금을 한국 정부에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사업 초기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미집행된 관련 예산을 반환하지 않고 다른 사업 등에 유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렇다고 해도 사업 분담금을 아예 내지 않은 것은 해당 사업에 대한 정부 내부의 부정적 시각이 드러난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치안·법률 조정장관이 사업 지속 여부를 비롯한 제반 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양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6년초 인도네시아 국방부, 인니 국영항공업체 PTDI와 KF-X/IF-X 공동개발사업 본계약을 체결했고,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6천억 원을 투자하고 KF-X 개발에 참여해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이후 차세대 전투기 50대를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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