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3] 4강 한반도 전문가가 보는 4·27 <미국>
켄 가우스 "남북 정상회담, 북미회담 성공 토대 마련 중요"
"북미간 비핵화 간극 메우는 데 기여하면 판세 진전에 큰 역할"
프랭크 엄 "긍정적 모멘텀 잇는 데 도움…성공 조심스레 낙관"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3일(현지시간)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성과를 당장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오는 6월 초 전후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인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초석을 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점에서 이들은 분단 이후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구체적 성과와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원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회담 결과와 의미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한미 정상 간 공조를 더욱 다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켄 가우스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알아낸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준비할 때 도움을 주도록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우스 박사는 또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한 관계 개선의 기초를 세울 것"이라며 "회담이 잘 되면 긴장 완화와 이산가족 상봉의 장을 열 수 있지만, 잘 안 되면 공은 한국으로 넘어간다"고 분석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경험해온 긍정적인 모멘텀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긍정적 결과를 위해 투자해온 점을 고려할 때 회담 성공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끄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미가 북한의 목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도 대화의 근본 목적이자 종착점인 북한 비핵화 문제의 경우,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만 향배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엄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의 중요도는 북미 정상회담에 최종 결정권이 있다는 점에서 제한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평화 체제 문제를 결정하는 요인이므로 판세를 바꿀 가장 큰 잠재력은 북미 정상회담에 있다"고 말했다.
가우스 박사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성공에 가장 큰 변수는 양측이 비핵화에 합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현재 북미 양측은 이 부분에서 멀리 떨어진 듯 보인다. 만약 남북 정상회담이 이러한 간극을 메우는 데 기여한다면 판세가 진전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가우스 박사는 한국 정부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정의를 정확히 알아내고, 이것이 미국 정부가 원하는 비핵화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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