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차별' 구인 만연…알리바바, 미녀직원 앞세워 인재 찾아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정부기관도 공공연히 남성 선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인재를 모집하는 데 미모의 여직원들을 활용해 왔다.
지난 1월 알리바바의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서는 도발적인 자세를 취한 여직원들의 사진들과 함께 "그들은 당신의 동료가 되길 원한다. 당신 역시 그걸 원하는가"라고 묻고 있다.
이 포스트는 2013년에 처음 게시된 뒤 계속 유지돼왔다.
이처럼 중국 구인광고에서는 성차별적인 요소가 여전히 넘치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23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HRW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내 3만6천개 이상의 구직 광고를 살펴본 뒤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사기업은 물론 정부기관의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에서조차 "남성만 모집한다"거나 "남성을 우대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HRW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와 같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IT 기업조차 여성들을 이용해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HRW 중국 책임자인 소피 리처드슨은 "성차별적인 구인 광고들은 중국 기업들 사이에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시대착오적 고정관념에 영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처드슨은 이어 "이들 기업은 스스로 현대화나 진보의 동력으로 자임하면서도 이 같은 구인 전략에 의지하고 있고, 이는 중국 내에 여성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깊이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구인광고의 19%는 "남성 우대"라거나 "남성에게 적합"이라는 글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무원 구인광고의 13%가 남성에게만 문을 열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만을 뽑는 구인광고는 종종 신장이나 몸무게, 피부 등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또 일부 고용자는 아이들을 둔 기혼여성만을 찾고 있다. 임신이나 결혼 때문에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마오쩌둥이 "여성이 세상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성평등은 중국 공산당 이념의 중심축 중 하나로 꼽히지만, 현실에서는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기관과 기업의 최고책임자 중 약 20%가 여성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중국은 세계경제포럼(WEF)의 성평등 지수에서 144개국 중 100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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