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경수 출마선언 취소 '뒤숭숭'…"지방선거 악재" 우려도
金, 지도부·측근들과 상의하며 거취 고심…"오후 입장 밝힐 듯"
불출마 관측 나와…"출마하면 지방선거 타격" vs "정면 돌파해야"
필승카드 간주된 金 불출마시 부산울산경남 벨트에 악영향 미칠 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로 나서기로 한 김경수 의원이 19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사건'의 여파로 출마선언 일정을 취소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재 김 의원은 당 지도부나 측근들과 상의하면서 불출마까지 포함한 향후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출마선언 취소 자체가 심상치 않은 일이라면서 결국은 출마를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는 모양새다.
나아가 당내에서는 이번 사태가 6·13 지방선거의 판도나 향후 정국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어 나오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전날까지만 해도 계획대로 이날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기자간담회 등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김 의원의 경남지사 후보 전략공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불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드루킹 사건'의 파장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데다 야권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이날 오전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김 의원 측은 출마선언을 비롯한 이날의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민주당에서는 김 의원이 이날 오전 경남도청으로 가지 않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일정을 공지했다가 이를 곧바로 취소하는 등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 관계자는 "기자회견 가능성이 있어서 미리 공지 메시지를 예약 발송 처리했다가 메시지 발송을 취소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거취는 본인이 입장을 정리해 오늘 오후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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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김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할 것이라는 '미확인 소문'까지 도는 등 당내에서는 벌집을 쑤신 듯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당 관계자들은 김 의원의 거취에 대해서는 "전략공천 입장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며 "거취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물밑에서는 결국 김 의원이 불출마를 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드루킹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는 한 정상적인 선거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여권 관계자는 "사흘 전 김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을 하면서 출마선언 일정을 못 박은 것은 야권의 공세를 뚫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었다"며 "이 상황에서 출마선언 일정을 취소할 정도면 불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불출마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을 후보로 추대할 때 가장 큰 전제는 '김 의원이 나서면 이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남지사 선거 판세가 어떻게 요동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출마를 강행하면 김 의원 본인에게도 상처만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드루킹 문제가 경남지사 선거뿐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 전체의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에둘러 표현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이런 때일수록 불출마를 하는 대신 정면으로 의혹을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도 동시에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이 물러날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벨트가 순식간에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출마를 한다면 야권에서는 마치 혐의를 인정하는 것처럼 몰아갈 것"이라며 "지금은 당당히 선거에 나가 공세를 버텨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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