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4전 전패의 경험, 공부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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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확정된 18일 문경은 SK 감독은 선수, 코치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눈물을 쏟아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문 감독은 "상대팀 감독님한테 예의도 지켜야 해서 참았는데 코치들이 울면서 달려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 말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눈시울이 붉힌 문 감독은 "선수 때 우승하고도 안 울었는데…"라며 쑥스러운 미소로 눈물을 삼켰다.
이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SK는 원주 DB에 3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연패 끝 4연승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으로 거둔 우승이었다.
감독으로서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둔 문경은은 "말할 것 없이 기쁘고 선수들 너무 사랑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2-2013시즌 감독으로서 처음 오른 챔피언결정전에서 문 감독은 울산 현대 모비스에 4전 전패를 당했다.
5년 만에 오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2차전 연패를 당하며 챔피언결정전 6전 전패라는 참혹한 기록을 썼다.
문 감독은 5년 전을 돌아보며 "당시 모래알 조직력의 팀을 형님 리더십으로 끈끈하게 만들겠다고 생각했고 정규리그 우승까지 이어갔다"며 "4강 플레이오프까지 잘했는데 챔프전에서 모비스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하니 대책이 없더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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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때 공부가 많이 됐다"며 "잘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을 감추면서 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2연패 이후 문 감독은 "4연패 악몽이 생각나 부담이 많이 됐는데 선수들 앞에서 읽히지 않으려고 표정 관리 하느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2연패 이후 4연승이라는 반전을 가능하게 한 승부처로 문 감독은 20점 차를 뒤집은 3차전을 꼽았다.
문 감독은 "만약에 3차전을 쉽게 이겼다면 또 달라졌을 것"이라며 "어렵게 이기면서 분위기를 가져오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4연승의 원동력이 된 외곽슛에 대해서 "정규리그 후반 때 슈터들에게 습관을 들이기 위해 개인 훈련을 시켰다"며 "자신감이 좋아지면서 슛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우승 이후 누가 생각나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집사람"이라고 답했다.
문 감독은 "집사람이 경기장에 잘 안 오고 오더라도 환호성도 안 지르고 혼자 가만히 있다"며 "이번 챔피언결정전에도 1·2차전을 안 오다가 3·4차전에 왔다. 원정엔 진짜 안 오는데 엊그제 원주에도 왔다"고 말했다.
문 감독의 부인은 이날도 경기장을 찾아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며 '아내가 오면 무패'라는 기분 좋은 공식을 완성했다.
문 감독은 부상으로 챔프전에 함께 하지 못한 애런 헤인즈에 대해서 "함께 우승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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