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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합동조사단 "제천 화재 소방대 대응부실이 화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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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합동조사단 "제천 화재 소방대 대응부실이 화 키워"
"인력배분·현장정보 파악 미흡…비상계단 진입했으면 구조 가능했을 것"
"건물 구조·소방 설비 문제 투성이…참사 재발 방지 위한 대책 추진"

(제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소방합동조사단이 현장 소방대의 대응부실이 인명 피해 확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조사단은 18일 제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제천 화재 참사 2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변수남 조사단장은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난 2층으로 진입하는 방법은 주계단, 비상계단, 창문 파괴 등 3가지가 있었는데 비상계단을 통한 진입 작전은 일부 구조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사단에 따르면 화재 당시 주계단은 연결된 1층 주차장의 화재하중으로 인한 화염과 열기로 진입이 곤란했다.
비상계단의 경우는 제천구조대가 3층 요구조자 구조 직후인 오후 4시 16분께 진입을 시도했다가 농연과 열기로 진입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후퇴했고, 대신 아무도 없었던 지하실 탐색을 택했다.
결국 비상계단을 통한 2층 진입은 오후 5시 5분에서야 이뤄졌다.
변 조사단장은 "당시 방화문을 닫고 비상계단으로 진입했거나 관창을 들고 갔다면 진입에 성공해 일부라도 생존상태로 구조할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창문 파괴를 통한 2층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유가족 측은 건물 주출입구 쪽의 일부 벽에 연소흔적이 없는 점을 들어 소방대가 원래 사다리를 놓았던 위치 대신 2층 냉탕 쪽에 놓았으면 오후 4시 12분 이전에도 진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소방 측은 현장 지휘관이 2층에 생존자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도 1층 주차장과 LPG탱크, 3층 창문(1명)·8층 창문(1명)·9층 옥상 테라스(3명)의 구조 요청자 등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 몰두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변 조사단장은 "효율적인 인력 배분이 이뤄지지 못했고, 현장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에 현장 지휘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화재 초기 소방인력이 건물 옆 가스탱크 폭발방지를 위해 집중한 것도 "폭발 위험이 낮아진 이후부터는 다른 곳에 집중해야 했다"고 현장 지휘관의 부실 대응을 인정했다.
쟁점이 됐던 소방 굴절차의 운용 지연 역시 무분별한 주차 외에도 담당자의 숙련도 부족이 주원인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이 의혹을 제기한 소방헬기의 하강풍으로 인한 화재 확산에 대해서는 충북 음성의 훈련장에서 전문가와 함께 실제 헬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특정한 조건에서는 약하게 건물 내부로 공기가 유입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건물구조와 소방설비는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고 곳곳이 문제 투성이었다.
화재 건물의 엘리베이터, EPS(전선 등이 수직으로 관통하는 통로), 파이트 덕트실 등의 층간 방화 구획이 되지 않아 화염과 농연이 상층부로 확산하는 주 통로가 됐다.
1층 주계단에 방화문이 없어 1층 필로티 주차장 화재의 열과 연기를 막아주지 못한 점, 비상계단 쪽 방화문에 문 닫힘 방지 장치(말발굽)가 설치된 점, 1층과 8∼9층의 증·개축 지점에 방화문이 설치되지 않은 점, 내부 계단과 벽체가 목재로 시공된 점도 문제였다.
비상계단과 외부를 연결하는 출입문이 여닫지 못하는 유리벽 구조로 돼 있었고, 비상계단 입구가 창고 및 휴게실 등으로 사용된 것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화재 확산을 막는 스프링클러와 방화 셔터, 배연창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변 조사단장은 "허술한 건물구조와 소방설비가 화재의 급격한 확산과 생존시간 단축을 초래했다"며 "만약 관련 규정을 지켰다면 1시간 이상의 생존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사단은 제천 화재와 같은 참사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았다.
우선 소방청 산하 화재안전특별 TF팀을 운영하는 한편 충북에서도 소방업무 혁신기획단을 구성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충북에서는 부족한 현장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349명을 신규 채용하고, 2022년까지 956명을 추가 보강할 예정이다.
초기 출동 때 소방력을 집중 투입하는 총력 출동 시스템을 마련하고, 효과적인 상황 관리를 위해 분리돼 있던 충북소방본부와 상황실을 한 청사에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낡은 아날로그 무전기 1천72대는 올해 전면 교체하고, 이원화된 무전통신장비 유지관리체계도 소방본부로 일원화된다.
현장 지휘관 직위 공모제와 현장 지휘 실질 능력 평가제를 실시해 현장 지휘 역량을 강화하고, 소형 다목적 사다리차 2대를 충북에 우선 배치하는 한편 오는 2021년까지는 충북 모든 소방서에 추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변 조사단장은 "조사단의 공식적인 활동이 이제 마무리됐다"며 "조사단 최종보고서가 다시는 제천 화재와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는 밀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지난 1월 11일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조사가 미진하다는 유가족의 요청을 수용, 같은 달 1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4개월간 2차 조사를 벌였다.
조사에는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 2명과 유가족 2명이 직접 참관인으로 참여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조사단의 발표 이후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의 요구로 이뤄진 2차 합동조사 결과 몇몇 부분에서 1차 때보다 진실에 더 접근할 수 있었다"며 "유가족이 이런 고단한 과정을 밟은 단 하나의 이유는 제천화재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차에 걸친 합동조사 결과를 시금석 삼아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축함으로써 고인들의 희생을 위무하고 유가족들의 고통을 달래 주길 간청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jeon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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