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이슬람사원 테러혐의 힌두교도에 '무죄'…종교갈등 재연되나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9명이 희생된 이슬람 사원 폭탄테러 사건의 힌두교도 혐의자 5명에 대해 법원이 사건 발생 11년만에 전원 무죄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북부 카슈미르에서 8세 이슬람 신자 소녀를 힌두 주민들이 집단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으로 국민적 분노가 분출하는 가운데 나온 이번 판결로 인도의 해묵은 종교 분쟁이 한층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재판을 담당한 국가수사국(NIA) 사건 전담 법원의 K. 라빈데르 레디 판사는 전날 "증거물과 관련 서류를 면밀히 검토했지만, 어느 혐의도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 5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2007년 5월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이슬람 사원 '메카 마스지드'에서 1만여명의 무슬림들이 금요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중 폭탄이 터지면서 9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애초 현지 경찰이 담당하던 수사는 연방정부 산하 중앙수사국(CBI)으로 넘어갔다가 대테러 수사기관인 국가수사국(NIA)으로 이관됐고, 결국 힌두 우익단체들과 연관된 10명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하지만 2명은 달아나 지금까지 체포되지 않았고 2명은 괴한에게 살해됐으며 1명은 기소가 보류돼 결국 5명만이 구속기소 돼 지금까지 재판을 받았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여당 인도국민당(BJP)은 전원 무죄판결이 내려지자 이 사건은 전임 인도국민회의(INC) 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힌두 테러'로 몰고 간 사건이었다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INC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후 납득할 수 없는 판결들이 자주 나온다면서 NIA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레디 판사는 이 판결을 선고한 이후 몇 시간 뒤 사임했다.
그는 개인적 이유에서 사임한다고 밝혔지만, 소셜미디어에는 비리 의혹이 거론되는 등 사퇴 배경을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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