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기적 동점골' 장슬기, 이번엔 프랑스행 결승골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윤덕여호의 '골 넣는' 수비수 장슬기(24)가 한국 여자축구를 사상 처음 월드컵 2회 연속 진출로 이끌었다.
장슬기는 17일 오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5-6위 결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한국 여자축구의 2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여부가 걸린 운명의 마지막 한 판에서 물꼬를 턴 것이다.
장슬기는 전반 34분 김혜리의 오른쪽 크로스를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페널티박스 왼쪽 코너 부분에서 잡았다.
이어 수비수 1명을 제치고 페널티박스 왼쪽 코너 부분에서 오른발 감아 차는 슈팅으로 골대 반대편 구석으로 차넣었다.
일방적인 경기에도 선제골이 터지지 않아 애간장을 태우던 한국 대표팀의 답답함을 말끔히 씻어 보내는 골이었다.
장슬기가 포문을 열면서 이후 이민아와 임선주, 조소현의 골이 연이어 터졌다. 한국이 5-0으로 완승을 하면서 장슬기의 득점은 결승 골이 됐다.
장슬기는 이날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포지션은 수비수다.
그러나 이날까지 A매치 42경기에서 9골을 넣을 정도로 득점력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결승 골은 지난해 '평양 기적' 동점 골과 오버랩이 되면서 프랑스로 가는 길에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됐다.
한국은 프랑스 여자월드컵 1차 예선이라 할 수 있는 2018 아시안컵 예선 조 추첨에서 아시아 최강팀으로 꼽히는 북한과 한 조에 묶였다.
대표팀은 이전까지 북한에 1승 2무 14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북한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하지 않으면 아시안컵 본선도, 월드컵 진출도 물 건너가는 상황이었다.
대표팀은 북한과 평양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평양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0분 기적 같은 동점 골을 터뜨린 '장본인'이 바로 장슬기였다.
2013년 3월 처음 대표팀에 합류한 장슬기는 2년 뒤 열린 캐나다 여자월드컵에는 나가지 못했다.
그렇기에 내년 열리는 프랑스 월드컵은 자신의 첫 무대다. 월드컵 본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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