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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눈앞에 웬 날파리가"…'망막박리'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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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눈앞에 웬 날파리가"…'망막박리' 의심해야
'노화·가족력·고도근시'가 망막박리 주요 위험요인
증상 땐 즉시 치료가 해답…조기 검진은 최선의 예방법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 평소 골프를 즐기는 박모(55)씨는 봄철 라운딩 중 갑작스럽게 눈앞에 빛이 번쩍거리는 경험을 했다. 이런 증상은 골프를 하는 동안 심해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 도무지 골프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며칠이 지나 안과 병원을 찾은 박씨는 눈의 안구 안쪽에 부착된 망막이 안구벽으로부터 떨어진 '방막박리' 진단을 받았다.
박씨와 같은 증상의 망막박리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박리 및 망막열공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6년 기준 6만9천86명으로 2012년 5만7천283명에 견줘 4년 새 20.6%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배우 김갑수씨가 망막박리 때문에 작품활동을 잠시 중단하면서 이 질환이 주목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망막박리를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평소 질환에 관심을 가져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눈앞에 드리워진 '커튼'…망막박리 전조 증상일 수도
눈의 안구벽은 섬유막, 혈관막, 신경막의 세 겹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가장 안쪽에 있는 투명한 신경막이 망막이다. 망막박리는 이 망막이 안구벽으로부터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렇게 망막에 박리가 일어나면 시야결손이 나타나고, 박리가 진행될수록 시야결손 부위가 점차 커져 마치 눈앞에 흔들리는 커튼이 처진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망막박리는 시력장애가 생기기 전 눈앞에 하루살이가 날아다니거나 검은 점이 드리운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날파리증), 눈앞에 번쩍거리는 것이 보이는 광시증,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 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중심 망막이 잘 붙어 있고 주변부터 서서히 망막박리가 진행될 때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분리된 망막을 방치하면 영양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게 되고, 결국 증상이 악화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 '노화·가족력·고도근시'는 망막박리 주요 위험요인
망막박리는 크게 열공성 망막박리(망막열공)와 비열공성 망막박리로 나눌 수 있다. 열공성 망막박리는 망막이 파열돼 구멍이 난 부분을 통해 눈 속의 액체가 망막 아래쪽에 고이면서 망막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고도근시나 망막 주변부의 변성, 눈 수술 후, 외상 등이 원인이다.
비열공성 망막박리는 견인성 망막박리와 삼출성 망막박리로 나뉜다. 견인성 망막박리는 당뇨망막병증, 고혈압, 망막혈관염, 포도막염 등의 질환이 원인이 돼 생긴다. 이런 질환이 있으면 맑고 깨끗해야 할 눈의 내부에 응고된 혈액이 뭉친 '증식막'이 생길 수 있다. 이 증식막을 비롯한 눈 섬유조직이 망막을 잡아당기면서 망막박리로 악화하는 것이다.
삼출성 망막박리는 안구 내 망막에 구멍이 없이 망막 아래쪽에 눈 속의 액체가 고인 생태를 말한다. 주로 중심장액성맥락망막병증, 눈 속 염증 등이 원인이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김주영 원장은 "망막박리는 눈에 노화가 나타나는 40대 후반, 고도근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에 더 잘 발생하므로 이에 해당한다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은 눈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 증상 땐 즉시 치료가 해답…조기 검진은 최선의 예방법
망막에 구멍이 생겼으나 아직 망막박리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즉시 치료하면 망막박리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망막이 박리된 경우라면 수술로만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 치료법은 안구 외부에 실리콘 밴드를 조여 망막이 원래 자리에 유착되도록 도와주는 공막돌륭술, 안구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유리체를 제거하고 망막을 원위치시키는 유리체 절제술, 안구의 중앙 부위에 커다란 가스 방울을 주입해 가스 방울이 망막열공을 덮게 만들어 유착을 돕는 기체망막유착술 등이 있다. 삼출성 망막박리의 경우 원인 질환의 치료와 함께 약물요법을 적용한다.
무엇보다 평소 눈 상태에 이상이 느껴지면 그 즉시 안과을 찾아 망막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쪽 눈에 생긴 망막박리는 반대편 눈에도 발생하는 확률이 10%에 달하는 만큼 바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망막박리를 예방하려면 평소 눈에 자극이나 충격을 주지 않아야 한다. 안면부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격투기 같은 운동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이동원 교수는 "망막박리 환자 중에는 비문증 증상을 느껴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면서 "마이너스 6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가 있다면 젊은 층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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