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학공장 큰불, 소방차도 전소…큰 불길 잡아(종합2보)
소방관 1명 골절상, 알코올 용기에 담다가 화재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최은지 기자 = 인천 한 공단에 입주한 화학물질 처리업체 공장에서 큰불이 나 소방당국이 최고단계 경보령을 내리고 진화 작업에 나섰다.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방차량 1대가 불에 탔으며 소방관 1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독자 제공]
13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7분께 인천시 서구 가좌동 통일공단 내 한 화학물질 처리 공장에서 큰불이 났다.
한 목격자는 "가좌동 일대에 검은 연기 기둥이 솟구치고 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검은 연기가 인근 서구 청라국제도시, 동구 송현동, 남구 용현동 지역으로까지 확산하자 비슷한 시간대 소방당국에 화재 신고가 빗발쳤다.
소방당국은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보고 소방서 2곳 이상의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58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인천뿐 아니라 서울·경기 등 인접 지역 소방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최고단계 경보령인 '대응 3단계'로 상향했다.
어느 정도 불길이 잡힌 이날 오후 2시 이후에는 다시 '대응 2단계'로 낮춘 상태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관 430여명과 경찰관 20여명을 비롯해 펌프차 20여대 등 차량 80여대가 투입됐다.
인천시와 소방청도 이날 낮 12시 20분을 전후로 각각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화재 사실을 알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공장 앞에 주차된 차량에 불이 옮겨붙어 먼저 진화했다"며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이어서 연기가 거세 진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현재까지 화재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인명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 진압에 나선 인천 중부소방서 소속 김모(42) 소방경이 발목 골절상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현장에 접근하던 소방 펌프차 1대에도 불이 붙었다. 소방차량 아래 바닥으로 흐른 화학물질을 타고 차량에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화학처리 공장에서 발생한 불이 인근 도금공장 6개 동으로도 옮겨붙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이 난 공장은 지정폐기물 중간 처리업체로 할로젠족 폐유기 용제·폐유·알코올 등을 재활용 처리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연면적 285.55㎡ 규모이며 철근콘크리트 등으로 지어진 2개 동으로 이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가 속한 가좌동 통일공단에는 목재공장과 도금공장 등 모두 9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해당 공장에서 제조된 알코올을 용기로 옮겨 담는 중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헬기를 투입해 항공 방수 작업을 진행 중이며 소화약제도 집중적으로 현장에 뿌리고 있다"며 "완진(완전히 진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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