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총 법률국장 "한국, 핵심협약 비준 지연 우려"
국제노총 등 기자간담회…"파업권 제약 심해·삼성 노조와해 의혹 주목"
"업무방해죄 근거로 과도한 처벌…노동권 보장 '최하위' 등급"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국제노총(ITUC)의 막불리 사한(Makbule Sahan) 법률국장은 12일 "한국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한 국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국제심포지엄'에 앞서 국제운수노련(ITF) 루완 수바싱게(Ruwan Subasinghe) 법률담당 등 국제노동단체 관계자들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 단결권·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등 4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그는 "국제노총은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준비가 돼있다"며 "한국에서 핵심협약이 이행되고 노동기본권이 국제법적인 수준으로 개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늘 심포지엄에서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제약, 복수노조의 단체교섭 창구 일원화, 타임오프제 제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특히 전공노와 전교조 사례를 통해 드러난 사실상의 노조 허가제도 거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의 노조 와해 문건과 관련해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이미 ILO에 제소된 상태"라며 "그런만큼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조사 문서들을 제출해달라고 한국정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수바싱게 국제운수노련 법률담당은 한국의 노동기본권 현황과 관련해 "파업권이 노동조건 개선과 단체교섭에 국한됐는데 이를 사회경제적인 상황과 정책에 대해서도 확대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유지 업무에 너무 많은 직종이 포함돼고, 특히 철도 노동자의 파업권 제한과 대체인력 투입 용이가 눈에 띈다"며 "정부의 과도한 조정·중재를 비롯해 업무방해죄를 근거로 한 처벌이나 손해배상 가압류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니나 웡(Monina Wong) 국제노총 노동기본권 담당은 "매년 139개국을 대상으로 노동권리 보장 평가 지수를 만들고 있는데 2015년 이후 한국은 이집트, 필리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과 함께 가장 낮은 5등급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요르고스 알틴지스(Yorgos Altinzis)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자문위원은 "민주노총 한상균 전 위원장과 이영주 전 사무총장이 투옥중인데 이들을 시급히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11일 남대문 코트야드 호텔에서 열린 6차 한·EU 시민사회포럼에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사용자측 인사들이 행사장에서 나가버렸는데 이는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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