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왕웨이중 "이런 인기 처음…AG 출전하냐고요?"
'대만 특급' 국적+외모+실력에 관심 폭발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NC 다이노스의 연고지 경남 창원에 '왕웨이중 열풍'이 불고 있다.
마산구장에는 왕웨이중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보러 오는 팬들이 부쩍 늘었다. 경기가 끝나면 구장 출입구에 왕웨이중을 보려는 팬들이 몰려든다.
왕웨이중(26)은 KBO리그에 입성한 대만 출신 1호 선수다.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 등 남미 출신 선수가 주를 이뤘던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왕웨이중은 한국 도착 후 또 다른 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출중한 외모 덕분이다. 188㎝의 큰 키에 잘생긴 얼굴로 등장하자마자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장 빛나는 모습은 마운드에서 보여줬다. 왕웨이중은 왼손 투수이면서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고 안정적인 경기 운용으로 호투 행진을 벌였다.
쾌활한 성격으로 팀에도 잘 녹아든 왕웨이중은 어느새 NC의 새 에이스로 우뚝 섰다.
어디를 가나 뜨거운 환호를 받는 왕웨이중은 "이런 인기는 처음"이라며 어리둥절해 했다.
11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왕웨이중은 "인기가 있었어도 잠깐일 뿐이었다. 이런 큰 관심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기를 즐기기도 하지만, 야구장에서는 가끔 부담될 때도 있다"며 낯선 인기에 적응해 가고 있다.
왕웨이중을 향한 관심은 대만에서도 뜨겁다.
왕웨이중은 19세였던 2011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 미국에 진출했고, 2014년 밀워키 브루어스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뛰었다.
미국보다 훨씬 가까운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 왕웨이중을 보러 대만 팬들의 발길도 이어질 조짐이다.
이에 NC 구단과 창원시, 에어부산은 왕웨이중을 중심으로 한 대만 팬 유치 방안을 마련했다.
창원시는 대만 타이중시와 우호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식은 왕웨이중이 선발 등판하는 11일 NC와 kt wiz의 경기 전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한국과 대만의 가교 구실을 하게 된 왕웨이중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이었다. 협약식도 하고, 팀은 연패(4연패)에 빠져 있어서 부담이 없지는 않았지만,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웨이중은 이날 5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시즌 첫 패(2승)를 당했다. 4-12로 진 NC는 5연패에 빠졌다.
수비진이 3회초 한 이닝에 실책을 3개나 쏟아내고, 득점 지원도 원활하지 않아 이기기가 어려운 경기였다.
왕웨이중은 "모두가 노력했지만 결과가 안 좋아 좀 아쉽다. 지나갔으니 어쩔 수 없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왕웨이중은 이날 kt 이해창에게 KBO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맞기도 했다.
왕웨이중은 "그 홈런은 꼭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미국에서도 메이저리그 신인이 홈런을 맞으면 '웰컴 투 메이저리그(메이저리그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해준다"며 웃었다.
비록 이 경기에서는 졌지만, 왕웨이중은 앞선 3경기에서는 7이닝 1실점(3월 24일 LG 트윈스), 6이닝 2실점(3월 30일 롯데 자이언츠), 8이닝 1실점(4월 5일 삼성 라이온즈)으로 호투 행진을 펼쳤다.
NC의 에이스 역할을 맡은 것은 물론 KBO리그 전체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투수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그는 "주어진 한 경기 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할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왕웨이중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출전 여부다.
왕웨이중이 대만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한국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칠 수밖에 없다. 이 경우를 대비해 '선동열 호' 대표팀도 왕웨이중을 경계 대상으로 점찍고 있다.
그러나 아직 NC 구단은 물론 왕웨이중도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아직은 말할 타이밍이 아니다. 8월에 가서 이야기할 문제"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왕웨이중은 "지금 중요한 것은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시즌 경기에서 잘해야 그런(아시안게임) 기회도 주어지는 것이다"라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주어진 경기를 하는 게 먼저다"라는 '정답'을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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