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구·경북 기초단체장 공천 탈락 반발 확산
항의방문, 재심 요구,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자유한국당 텃밭 격인 대구·경북에서 공천에 탈락한 후보 가운데 일부가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 등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12일 한국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전날 수성구와 달서구 경선을 마지막으로 대구 8개 구·군 기초단체장 공천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공천에 탈락한 상당수 후보가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일부는 무소속 출마 움직임까지 보이며 공천을 둘러싼 진통이 커지고 있다.
오태동, 배기철, 윤형구 등 동구청장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 3명은 지지자 수십 명과 함께 11일 오후 대구시당 당사 회의실을 점거하고 공관위원장 면담을 요구했다.
오 후보 등은 공관위가 지난 7일 권기일 전 대구시의원을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 추천하자 공정한 경선을 요구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당사에는 윤영애, 권태형 등 남구청장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후보 2명도 찾아가 공관위원장 면담을 요청했다.
한국당이 대구 현역 자치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교체지수를 반영해 컷오프에 탈락한 김문오 달성군수는 자기에게만 이를 적용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요구했다.
대구시당 공관위는 중앙당 권고에 재심했으나 결과는 그대로였고 김 군수는 경선조차 없이 탈락한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에 공천 잡음은 훨씬 심각하다.
강석호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최근 공천 원칙과 관련해 "3선 기초자치단체장은 당에 충성도가 낮아 3선 연임 신청지역은 기본적으로 여론조사를 해 교체지수를 볼 방침이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23개 시·군 가운데 현역 시장·군수가 3선에 도전하는 곳은 10곳이다.
안동 권영세 시장, 경주 최양식 시장, 문경 고윤환 시장, 경산 최영조 시장, 예천 이현준 군수, 고령 곽용환 군수, 칠곡 백선기 군수, 봉화 박노욱 군수, 울진 임광원 군수, 울릉 최수일 군수이다.
강 위원장은 또 경주시장 후보 공천 심사에서 현 최양식 시장을 배제했다고 밝히고 "중앙당 방침은 당 지지도 대비 후보지지도가 0.7이면 교체 대상이나 경북은 당 지지도가 높은 곳이 많아 0.65로 낮췄다"고 했다.
도당 공관위는 이어 단행한 안동과 예천, 울진 후보 공천에서 현역 단체장을 배제했다.
이에 최양식 시장 지지자 수십 명은 지난 10일 김석기 의원 경주 사무실과 경북도당 당사를 항의 방문한 데 이어 11일에는 중앙당을 찾아가 공천 탈락 원천무효를 촉구했다.
임광원 울진군수 역시 공천 결과에 불복해 SNS로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권영세 안동시장과 이현준 예천군수도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다.
당초 강 위원장이 거론한 3선 연임 신청지역 가운데 문경, 경산, 울릉에는 아직 후보 공천을 하지 않았으나 공관위 결정 여부에 따라 반발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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