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 킬러' SK 박종훈에 강풍까지, 이중고 겪은 LG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흔히 언더핸드 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것이 야구계 통념이다.
하지만 SK 와이번스의 잠수함 투수 박종훈(28)은 이러한 통념을 거스른다.
박종훈의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은 0.182로 우타자(0.375)와 격차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런 박종훈이 '좌타자 밭'인 LG 트윈스를 만났다.
박종훈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4-1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1승 1패를 기록한 두 차례 등판보다 투구 이닝은 적었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피칭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평균자책점은 7.36에서 5.06으로 대폭 낮췄다.
박종훈은 1회말 선두타자 안익훈에게 몸에 맞는 공,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 위기에 놓였으나 LG 중심타선을 모두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마감했다.
2회말 선두타자 유강남에게 우중월 2루타를 내준 박종훈은 이어진 1사 2루에서 양석환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양석환이 1루에서 세이프되는 사이, 3루를 노렸던 유강남이 주루사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고, 2사 1루에서 강승호를 내야 땅볼로 유도해 실점 없이 넘겼다.
박종훈은 3∼4회 역시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박종훈은 5회초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하며 투구를 마감했다. 투구 수는 101개.
박종훈은 이날 LG의 좌타자인 안익훈, 김현수, 박용택, 오지환에게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3회말 1사 1루에서는 박용택을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했다.
5회말 2번째 삼진을 당한 김현수는 타석에서 물러나며 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배트를 좌우로 휘두르며 분풀이를 했다.
박종훈은 지난 시즌 LG전에 2차례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점 1.50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 시즌 LG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힌 외야수 김현수를 영입했다. 다른 투수들에게는 한없이 껄끄러울 수 있는 김현수가 박종훈에게는 어쩌면 반가운 좌타자였을 지도 모른다.
LG 타자 입장에서는 고역이 따로 없었다. LG 타선은 박종훈의 지저분한 공과 싸우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외야에 붙은 현수막이 뜯겨 나갈 정도로 초속 7.2m의 강풍이 불었다. 경기 중반부터는 세찬 비까지 더해졌다.
LG 타자들을 이중고로 몰아넣고 박종훈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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