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다 주먹'…성난 주민들 유치장 습격해 용의자 즉결심판
멕시코 중부서 주민 200명, 유치장 방화 후 절도 용의자 집단폭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중부에서 성난 군중들이 유치장에 감금된 도둑 용의자들을 끌어낸 뒤 즉결 심판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일간 밀레니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 주 에우알테펙 마을에서 시민들이 견인 트레일러 절도 용의자 4명을 때려죽였다.
분노에 찬 시민 200여 명이 용의자들이 수감된 경찰서 유치장에 불을 지른 뒤 용의자들을 강제로 끌어내 집단폭행을 한 것이다.
용의자들은 유치장 방화 등 습격을 보고를 받은 주 경찰 병력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뒀다.
마약 범죄를 비롯한 살인과 폭력이 횡행하는 멕시코에서는 부패하고 무능한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강해 시골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자경단이 많이 활동한다.
문제는 자경단원들이 법의 심판보다는 스스로 판단해 범죄 용의자들을 즉결 심판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점이다.
2016년 8월 컨설팅 회사 소속 여론조사원 3명이 도둑으로 오인을 받아 동남부 타바스코 주 센트라 마을에서 감금된 채 수 시간 동안 구타를 당하다가 구출되기도 했다.
앞서 2015년 10월에는 멕시코 남동부 한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이 멕시코인들이 즐겨 먹는 토르티야 소비와 관련된 설문을 하던 여론조사원 2명을 성희롱범으로 오인해 죽이고 불에 태웠다.
당시 주민들은 피해자들이 마을 여성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여성은 사건 이후에 여론조사원들을 만나지도 않았다고 밝혀 충격을 던져줬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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