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포장 줄이고 친환경 재료…식품업계 '착한포장' 바람
과자봉지·생수뚜껑 작게…포장잉크 종류·사용량 축소
재활용 쉽게 물에 녹는 접착제 사용…접착테이프에도 천연 방충 물질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최근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포장재 폐기물이 사회 문제가 되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포장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고 과대포장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다.
고객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식품을 먹고 보관하도록 하는 것도 포장재 개발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재 규격을 축소하고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제과업계 과대포장 문제가 지적된 2014년부터 20여개 제품의 포장재 규격을 축소하고 내용물을 늘려왔다.
포카칩, 참붕어빵, 마켓오 리얼치즈칩 등은 포장규격을 줄여 포장 내 공간 비율을 낮추고 눈을감자, 대단한 나쵸 등은 포장규격은 줄이면서 내용물은 늘렸다.
오리온 관계자는 "포장내 내용물을 제외한 공간을 줄이고 제품 무게가 60g였던 제품은 66g으로, 124g인 제품은 137g으로, 35g 제품인 39g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제품 내 공간 비율을 환경부 기준인 35%보다 낮은 25% 미만으로 낮췄고, 필름 재질과 골판지박스 규격 개선을 통해 쓰레기 발생량도 줄였다고 오리온은 설명했다.
2016년부터는 초코파이정(情), 예감, 고래밥 등 20여개 브랜드의 포장 디자인을 단순화해 포장재에 들어가는 잉크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낱개 포장 등에 사용하는 색상 수를 줄이고 246종에 달하던 잉크 종류도 178종으로 줄여 연간 약 88t의 잉크를 절감했다.
지난해에는 협력회사와 공동으로 메틸에틸케톤(MEK), 에틸아세테이트(EA) 등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유기화합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개발, 식품용 포장재 최초로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앞으로 전 제품에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료 업계는 페트병의 재활용성 높이기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 8.0'의 2ℓ 제품 라벨에 물에 녹는 수용 접착제를 사용했다. 300㎖ 제품은 기존보다 높이와 무게를 30∼40% 슬림하게 만든 미니 뚜껑인 '쇼트캡'(Short Cap)을 적용해 친환경성을 강화했다.
아이시스8.0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재활용이 용이한 포장재 1등급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페트병의 경우 몸체가 무색의 한 가지 재질로 돼 있고 재활용 때 분리가 쉬운 플라스틱 라벨과 마개를 사용하면 재활용 1등급에 해당한다.
롯데칠성음료는 페트병 경량화 추진과 환경부의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에 따른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1등급 인증 품목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곤충으로부터 식품 안전을 지키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과자와 라면 봉지 등에서 종종 발견되는 애벌레 등 이물질은 식품업계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강력한 턱을 가진 화랑곡나방의 유충은 비닐은 물론 플라스틱 포장지도 뚫고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과 고려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책과제 중 하나로 라면 박스 접착테이프와 접착제에 천연 방충 물질을 널어 벌레의 접근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심은 이 기술을 사용한 결과, 벌레 혼입으로 인한 소비자 민원 접수 건수가 약 62% 감소했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앞으로 친환경 방충 소재를 상용화해 중소기업들이 큰 비용부담 없이 식품을 유통·보관하는 단계에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방충 포장재 등을 통한 안전성 확보와 함께 자연에서 단기에 분해되는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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