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크리에이티브·폴리아모리
고생했어, 일하는 우리: 잡다한 컷·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크리에이티브 = 아구스틴 푸엔테스 지음. 박혜원 옮김.
미국 인류학자인 저자는 인류 진화의 결정적 동인이 '창의성'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자신을 노리는 흉포한 포식자를 피하고, 식량을 마련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었던 것은 창의력과 협력 덕분이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인간이 내보인 창의성 기원을 수만 년 전 동굴벽화나 가축 탄생이 아닌, 200만 년 전 등장한 '돌로 만든 칼날'에서 찾는다. 몸집도 두뇌용량도 작았던 초기 인류가 살아남은 것은 돌과 막대기를 고쳐 무기로 사용하는 창의력 덕분이었다.
책은 진화론의 오래된 테마 중 하나인 '수렵하는 인간', 즉 인간(남성)을 전투와 사냥을 통해 폭력성을 발달시켜온 존재로 보는 시선도 반박한다. 전쟁과 같은 거대한 폭력은 현대 문명이 창조한 것이지, 인류는 오랫동안 평화를 추구해왔다는 것이다.
특정 유전자가 자연에 적응하는 방식에 집중한 기존의 진화론과 달리, 책의 바탕을 이루는 '증보판 진화론적 종합이론'(EES)은 유전자 단위를 넘어 여러 수준에서 적용하는 자연선택과 그 외 경로들을 중심으로 진화를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제 The Creative Spark. 추수밭. 488쪽. 1만8천500원.
▲ 폴리아모리 = 후카미 기쿠에 지음. 곽규환·진효아 옮김.
'비독점적 다자 연애'로 번역되는 폴리아모리(Polyamory) 입문서를 자처한 책.
사회인류학을 전공했고 대학 강사로 활동 중인 저자는 폴리아모리의 배경과 역사를 설명하면서 실제로 폴리아모리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소개한다.
저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결혼한 지 29년, 폴리아모리로 살아간 지 8년째인 한 부부를 만나면서 폴리아모리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게 됐다.
흔히들 폴리아모리를 바람둥이, 불륜과 연결지어 생각하지만 저자가 마주하는 폴리아모리는 스스로 솔직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더 잘 살고 잘 사랑하기 위한 사랑의 방식이자 삶의 방식이다.
해피북미디어. 235쪽. 1만5천 원.
▲ 고생했어, 일하는 우리: 잡다한 컷 = 양경수 지음.
다양한 직종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장인들의 깊숙한 애환을 담은 그림 에세이.
저자는 '그림왕 양치기'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면서 그림 에세이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 등을 출간한 인기 작가다.
복지 없는 복지사, 은행 갈 시간 없는 은행원, 병가 못 쓰는 간호사, 기쁨 주고 슬픔 받는 택배 기사, 영웅 이전에 사람 소방관 등을 그려냈던 네이버 웹툰 '잡다한컷'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위즈덤하우스. 304쪽. 1만5천 원.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찰나를 역사로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 장 다비드 모르방·세브린 트레푸엘 지음. 실뱅 사보이아 그림. 토마 토드 해설. 맹슬기 옮김.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사진가'로 평가받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생애와 작품 활동, 주요 사진들을 설명한 책.
표지 이미지는 1945년 종전 후 독일 데사우 수용소에서 한 유대인 여성이 자신을 나치에 고발했던 다른 여성의 뺨을 갈기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서해문집이 국내에 소개한 '매그넘 컬렉션'의 첫 책이다. 세계적인 보도사진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와 프랑스 유명 출판사 뒤피는 사진과 그래픽노블, 해설 등을 곁들여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서해문집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로버트 카파('살아남은 열한 장의 증언')를 시작으로 5월 스티브 맥커리를 다룬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147쪽. 1만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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