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편에 1만원 시대…"지금도 부담"vs "영화계 숨통"
CGV에 이어 롯데·메가박스 등 줄줄이 인상할 듯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가 관람료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극장가에 연쇄 요금인상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CJ CGV는 오는 11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기존 가격 대비 1천 원 인상한다고 6일 밝혔다.
평일 관객이 가장 몰리는 오후 4시부터 밤 10시 사이 요금(일반관 스탠다드 2D기준)은 기존 9천 원에서 1만 원으로 오른다. 영화 1편당 1만원 시대가 온 것이다.
가족 관객이 주로 몰리는 주말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사이의 2D 관람료(일반관 스탠다드 기준)는 기존 1만 원에서 1만1천 원으로 오른다.
4인 가족이 주말 낮 시간대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영화를 관람할 경우 총비용은 5만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관객들은 극장 요금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이 모(47) 씨는 "한 달에 2번 정도 가족들과 극장을 찾는다"며 "매점에서 파는 팝콘 가격 등이 비싼 상황에서 관람료마저 오르면 앞으로 관람 횟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CGV의 가격 인상은 2016년 2월 좌석·시간대별로 관람료를 세분화하는 차등요금제를 실시하면서 사실상 가격을 올린 데 이어 2년 만이다.
당시 CGV는 이코노미존의 가격은 1천 원 낮게 책정했으나 사람들이 선호하는 프라임존 가격은 1천 원 높게 책정해 사실상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CGV가 차등요금제를 적용하자, 두 달 뒤인 4월 롯데시네마도 가격 다양화 명목으로 관람료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이어 6월에는 메가박스가 주말 요금에 한해 가격을 1천 원 올렸다.
CGV가 이번에도 앞장서서 가격을 올림에 따라 다른 멀티플렉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는 "아직 가격 인상이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영화계 서비스경쟁 심화와 비용증가로 요금인상에 대한 검토는 지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메가박스 역시 "임차료 인상, 관리비 증가, 시설 투자비 부담, 식자재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최종 협의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가격 인상을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극장 연평균 관람료는 2000년대 6천 원대였다가 2010년 7천834원으로 7천 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6년 만인 2016년 8천32원으로 8천 원대로 처음 진입했다. 그러다 지난해 3D·IMAX·4D 등의 특수 상영 매출이 감소하면서 7천989원으로 다시 낮아졌다.
극장업계는 평균 관람료가 2010년 대비 155원(1.98%) 올랐지만,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에 달해 관람료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10년 전인 2009년(6천972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관람료 상승 폭은 14.6%에 달한다. 극장들은 2009년 6월 말에도 한차례 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극장들은 물가 상승과 시설비 투자 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관람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CGV 관계자는 "그 사이 시간대별, 좌석별 관람료 조정이 있긴 했으나 제휴 할인 등 각종 프로모션 정책으로 실제 가격 인상 효과는 높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극장 요금이 오를 경우 영화업계 전반적으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극장 요금은 매출배분의 원칙에 따라 관람료의 절반 이상이 투자·배급사, 제작사 등에 배분되는 구조다.
최근 영화 제작비가 많이 늘어나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극장 요금이 오르면 재정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한다.
영화계는 특히 오는 7월부터 근로기준법 원칙에 따라 영화제작 현장에서 주당 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 근로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제작비가 평균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서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영화제작업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 중견 영화제작사 대표는 "촬영횟수 증가와 인건비 상등으로 제작비가 30%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극장 요금인상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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