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파나마 대통령 등 고위관리·기업 제재…갈등 심화
자국 관리·기업 돈세탁 감시대상 지정 일주일 만에 반격
항공기 취항도 금지…파나마, 대사 상호철수로 응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중남미 국가 파나마와 베네수엘라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파나마 정부가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정부 고위관리들을 돈세탁 감시대상 목록에 올리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파나마 정부 관계자와 기업들을 제재하겠다고 반격했다. 이에 파나마는 외교관계 단절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파나마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과의 통상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파나마의 후안 카를로스 발레라 대통령을 포함해 20여 명의 정부 고위 관계자, 파나마 국적 항공사인 코파 항공 등 기업이 거래중단 대상에 올랐다.
베네수엘라는 자국 내에서 파나마 기업 46곳과 기업인 22명의 활동을 90일간 금지하겠다며 이는 "베네수엘라 금융·경제, 통상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코파 항공의 베네수엘라 취항 노선을 3개월간 중단시켰다.
베네수엘라 민간항공청은 "베네수엘라와 파나마를 오가는 모든 코파 항공기의 운항은 6일부터 중단된다"며 "이는 베네수엘라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파나마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등 정부 고위인사와 기업을 돈세탁 감시대상으로 지정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달 30일 파나마는 베네수엘라 정부 인사 55명과 기업 16곳을 돈세탁과 금융 테러 가능성이 큰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궁지에 몰린 처지다. 마두로 정권은 마약 불법거래, 부패, 인권탄압 등의 이유로 파나마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10여개 국가에서 제재를 받아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적국들이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베네수엘라의 경제 이익을 침해하고, 자신의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번 베네수엘라의 조치에 파나마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파나마 정부는 이날 베네수엘라에 있는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기로 했으며, 베네수엘라에도 파나마 주재 대사를 철수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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