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책임' 정유회사 로열더치셸 소송 경고당해
환경단체 "파리협정 지킬 수 있게 사업방침 변경하라"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글로벌 정유업체 로열더치셸이 화석연료에 집중하는 현 사업 방침을 변경하지 않으면 법정에 설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로열더치셸이 8주 내 파리기후협정(이하 파리협정)에 보조를 맞추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하지 않으면 네덜란드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로저 콕스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콕스 변호사는 2015년 네덜란드 정부가 적극적인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세우도록 강제한 기념비적 판결을 끌어낸 인물이다.
콕스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로열더치셸의 정책이 파리협정과 정면충돌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는 자신들이 기후에 끼치는 위해를 유감스럽게 생각하긴 하지만 필요악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법은 로열더치셸의 견해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도록 하는 내용의 파리협정은 2015년 11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의 합의로 발효됐다.
로열더치셸은 유럽 내 최대 정유·가스 기업으로 2050년까지 자사 생산품 사용으로 인한 배기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고 나서는 등 업계 내에서 가장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지구의 벗'은 파리협정의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구속력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구의 벗' 국제총괄 대표 카린 난센은 "우리가 소송에서 이길 경우 다른 화석연료 기업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다른 기후 오염자들을 향한 소송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정유·가스 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보상이 아닌 회사의 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구의 벗'은 밝혔다.
이에 대해 로열더치셸은 "파리협정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도 "기후변화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저탄소 선택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정부정책과 문화적 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할 복잡한 사회적 난제이지 법정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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