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금고 유치 위해 임원들 사비 모아 손실금 줘"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대구은행 임원들이 펀드 투자금 손실을 본 지방자치단체에 사비를 들여 보전해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4일 대구은행이 수성구청 펀드 손실금액을 보전해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수성구청은 2008년 대구은행이 운용하는 해외 펀드에 공공자금 30억원 가량 투자했다. 펀드 투자 자체는 법률상 하자가 없다.
그러나 은행은 펀드 원금이 대거 손실을 보자 2014년 6월께 12억2천만원 전액을 보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은행이 펀드 손실금을 보전해준 것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은행과 구청 관계자를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당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을 비롯한 임원 10여명이 사비를 내 손실금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 전 행장 등 당시 임원들이 공공금고 유치 또는 유지를 위해 이런 일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착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구청이 손실금 변제를 먼저 요구했는지, 은행에서 먼저 변제 의사를 밝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당시 임원이던 분들이 사비를 모아 준 것이어서 은행이 손실을 보전한 것으로 보는 것은 법률상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이 공공기관 펀드 투자금 손실을 보전해준 것으로 드러나 같은 투자로 손해를 본 개인 투자자 반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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