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숭이도 사람처럼 온천욕으로 스트레스 푼다
동절기 입욕, 대변속 스트레스 호르몬 평균 20% 감소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온천역을 즐기는 습성이 있는 일본 원숭이가 사람과 마찬가지로 온천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교토(京都)대학 영장류 연구소 연구팀은 일본 원숭이의 대변 성분을 분석해 스트레스를 경감시켜 주는 온천욕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는 논문을 3일자 국제학술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이 연구소의 라파엘 사유리 다케시타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14년 눈속에서 온천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나가노(長野)현 지고쿠다니(地獄谷) 야생원숭이공원에서 서식하는 일본 원숭이를 조사했다. 5-24세 12마리를 대상으로 각 개체별 온천 입욕상황 조사와 함께 이들의 대변을 채취해 스트레스의 지표가 되는 호르몬인 '글루코코티코이드(glucocorticoid )'의 농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온천욕을 한 주에는 온천욕을 하지 않은 주에 비해 이 호르몬 농도가 평균 2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경감됐음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스트레스 경감이 확인된 건 추운 겨울철로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는 이런 '입욕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원숭이 개체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집단에서 서열이 높을수록 입욕시간이 길었으며 스트레스 정도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서열이 높으면 다른 원숭이와의 싸움이나 분쟁에 말려들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껏 온천욕을 통해 얻은 스트레스 경감효과가 쉽게 소멸하는 것으로 보인다.
겨울은 일본 원숭이가 발정, 교미하는 시기다. 라파엘 다케시타 연구원은 "온천에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번식과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욕 전후의 컨디션 변화 등을 자세히 조사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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