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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엘시시도 '시황제' 따라 '파라오 개헌'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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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엘시시도 '시황제' 따라 '파라오 개헌' 가나
대선압승에 '아랍의 봄' 소멸되자 권위주의 강화
지지자들 사이에선 대통령 임기 연장·제한철폐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최근 대선에서 연임이 확정된 압델 파타 엘시시(64) 이집트 대통령의 동맹 세력이 현행 대통령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현행 이집트 헌법은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6월 취임한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달 26∼28일 치러진 이번 대선 승리로 2022년까지 총 8년간 집권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동맹 세력은 엘시시 대통령이 현행 임기 제한을 넘어서 대통령직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날 새 회기가 시작된 의회에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개헌안을 제출할 계획인 변호사 이스마일 나스레딘은 "헌법은 경전이 아니다"라며 "개발도상국은 계획을 실행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임기 제한을 아예 삭제하는 방식으로 엘시시의 임기를 연장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다.
임기 연장 지지자들은 중국을 비롯해 각국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계속 집권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추세에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이들 사이에서는 '중국 모델'이 점점 더 자주 언급되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최근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 조항을 삭제, 장기집권의 기반을 마련했다.
야권 지도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서 싸우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엘시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를 종신 집권자로 만들기 위해 선거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개헌안이 통과되려면 의회를 거쳐 국민투표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단 600석에 가까운 이집트 의회 의석 가운데 야당 의석은 12석에 불과해 정부가 지지하면 어떤 안건이라도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친(親)엘시시파 의원 가운데서도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이들이 일부 있다.
또 이집트에서 무기한 대통령직이라는 것은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며 30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엘시시 대통령의 집권 연장 시도는 국민의 광범위한 반발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더 나아가 엘시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에까지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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