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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눈보라 헤쳐 나가는 것" 학생회장이 교장 대신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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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눈보라 헤쳐 나가는 것" 학생회장이 교장 대신 '훈화'
청주 사직초 학생 주도 조회 '전교 다모임' 운영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3일 오전 8시 45분께 청주시 서원구 사직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조회가 열렸다.


학생 280여명은 강당 앞 태극기를 바라보며 학년별로 줄을 맞춰 섰다.
국민의례가 끝나고 훈화 시간이 다가왔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교장이 아니라 학생회장이었다.
학생회장 민다은(12)양은 전교생이 앞에서 미리 준비한 '훈화' 원고를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살아가는 것은 어찌 보면 눈보라 길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사직 어린이들은 힘들어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교장 등 교사가 강단에 서서 훈화했던 것에 익숙한 학생들은 신기한 듯 민 양이 훈화하는 동안 눈을 떼지 않고 조용히 경청했다.


조회에 참여한 5학년 도석우(11)군은 "옛날에는 운동장에 서서 지루하게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누나가 직접 조회 시간에 발표하니까 훨씬 좋았다"고 전했다.
이 학교는 한 달에 한 번 전교생이 모이는 조회를 '전교 다모임'으로 명명하기로 했다.
'전교 다모임' 시간에는 교장 훈화 대신 '열린 발언대'에서 학생이면 누구든 발언할 수 있다.
민 양은 발언과 함께 지난주 어린이 회의에서 나온 학생참여 예산제, 교내 알뜰시장, 리더 연수 시행 관련 내용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백승운 교장은 조회 말미에 학생회 자치활동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1분 남짓 격려사만 했다.
민 양은 조회가 끝난 뒤 "많은 친구 앞에 선다는 생각에 떨리고 긴장됐다"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 학교는 학생 중심의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올해부터 학생 주도 조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백 교장은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치활동을 통해 성취감과 자긍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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