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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예술단, 옥류관서 평양냉면으로 점심…"싱겁지만 더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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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예술단, 옥류관서 평양냉면으로 점심…"싱겁지만 더 깔끔"

최진희 "김정은 위원장이 '뒤늦은 후회' 불러줘서 고맙다 말해"



(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이정진 기자 = 1일 평양 첫 공연을 마친 남측 예술단은 2일 냉면으로 유명한 평양 시내 옥류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옥류관 본관에 남측 예술단의 식사를 위해 마련된 방에는 원형 테이블 23개가 비치돼 있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다녀가신 방',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다녀가신 방'이라고 적혀 있는 방이었다.
2층 계단 쪽 벽면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형사진과 함께 '료리(요리)는 과학이며 예술입니다. 김정일'이라고 쓰여있어 눈길을 끌었다.
옥류관의 여성 안내원은 "하루에 1만 명이 찾아온다. (냉면) 1만 그릇이 나간다"면서 "한 번에 2천 명 수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양냉면을 맛본 가수 최진희 씨는 "음식 맛이 예전에 비해서 양념이 좀 강하지만 그래도 맛이 있다"면서 "김치가 매우 시원하고 맛있다. 우리에 비해서 싱겁고 그래서 더 깔끔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최진희 씨는 "2002년에 왔을 때는 건물이 회색건물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색감이 다양해졌다"면서 "거리가 정말 멋있었다. 사람들도 옷이 세련되고 활기차 보였다"고 말했다.
최 씨의 말처럼 평양에는 녹색이나 분홍색 등 파스텔톤으로 외벽이 칠해진 건물이 많이 눈에 띄었고, 외벽이 아예 통유리로 된 건물도 다수 보였다.
그는 공연에서 자신의 노래가 아닌 '뒤늦은 후회'(현이와 덕이 곡)를 부른 배경도 귀띔했다.
최진희 씨는 "처음에 나는 내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데, '사랑의 미로'를 부르고 다른 노래도 부르고 싶었지만, 준비하는 측에서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고 했다"면서 "나는 그 노래가 뭔지도 모르고 왜 내 노래도 아닌 걸 불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싫었다. 노래를 제대로 준비도 못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그런데 어제 김정은 위원장께서 내려오셔서 저랑 악수를 하는데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서, 아! 왜 나더러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고 했는지 알겠더라"라고 말했다.
식사를 한 곳에서 통유리창을 열고 나가면 대동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가 있어 방북단은 이곳에서 대동강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차창 밖으로 바라본 평양의 거리는 대체로 활기찼다. 팔짱을 끼거나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등 다정한 모습의 남녀도 보였다.
북측 주민들은 모두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하이힐을 신고 세련된 옷을 입은 여성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남측 인원을 태운 버스가 도로를 다닐 때마다 주민들이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도로에는 신호등이 모두 설치돼 있으며, 사거리마다 여성 교통지도원이 신호등에 맞춰 수신호를 했다. 새벽에도 택시가 간간이 눈에 띄었다.
숙소인 고려호텔 창밖으로 초급학교 입학식도 엿볼 수 있었다.
북한은 4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데, 1일이 일요일이어서 2일 오전 9시(평양시간)에 입학식이 열렸다.
입학식은 '김일성 장군의 노래', '김정일 장군의 노래' 등으로 시작해 교장의 훈시가 있은 뒤 김정은 찬양곡으로 알려진 노래 '발걸음'을 학생들이 제창하는 순서로 약 30분 정도 진행됐다.
한편 전날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출연진들에게 "평양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그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가 아닌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가을엔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하자"는 말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달라면서 본인도 '북측 최고지도자에게 전하겠다'는 뜻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일종의 유머라는 게 이 관계자의 평이다.
transi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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