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금호타이어 자구계획 협약, 2천억 수혈…정상화 궤도
노조 '해외매각 찬반투표' 거쳐 내일 체결…더블스타와도 추가 협의
2천억원 우선 투입, 당좌계좌 개설도 거론…체불임금·거래대금 지급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법원 회생절차(법정관리) 문턱에서 극적으로 돌아선 금호타이어[073240]가 채권단과 자구계획을 곧 확정 짓고 긴급 유동성을 수혈받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전날 노사가 잠정적으로 마련한 '노사특별합의서'를 토대로 2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이행 협약(MOU)을 맺는다.
채권단은 노사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과 석 달 치 체불임금, 거래처 대금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을 먼저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밝힌 2천억원 규모로 한도대출이나 당좌계좌를 별도로 개설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채권단의 지원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이날 해외매각 찬반투표 결과가 나오는 직후 추진될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투표 결과는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압도적 찬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2017∼2019년 임금 동결과 상여금 일부 반납 등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 역시 해외매각과 패키지로 묶여 찬성 통과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자구계획에 대해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노사 양측이 기본적인 합의는 이미 된 상황이고, 세부적인 사항을 조금 조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전했다.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은 과도기적으로 연장된다. 우리사주조합이나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사측의 자사주 출연 등 노조에 대한 유인책도 함께 가결된다.
궁극적으로 금호타이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익공유제'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노사와 채권단, 더블스타가 만드는 미래위원회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와의 협약과 별개로 더블스타와 투자유치를 위한 추가 협의에 착수한다. 6천463억원의 유상증자와 3년 고용보장, 더블스타 3년과 채권단 5년의 지분매각 제한 등 투자 조건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할 장치도 마련할 것"이라며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공동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더블스타의 차이융썬(柴永森) 회장은 지난달 22일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차를 인수한 사례처럼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본사를 우리나라에 두고 한국인 경영진이 국내 회사법에 따라 경영계획을 결정해 주주 허가를 받는 방식이다. 더블스타는 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채권단과 함께 사외이사를 파견해 경영진을 견제한다.
노조가 이날 해외매각에 찬성하면 유동성이 고갈된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을 하루 앞두고 극적인 반전에 성공하게 된다.
다만 자구계획을 포함한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구체화하고 더블스타와 채권단의 자금 지원과 투자 계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노사, 채권단, 더블스타 등 4자 간 '힘겨루기'로 다소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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