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심사' 유일 탈락 검사, 퇴직 취소 확정…3년만에 복직
"채동욱·임은정 옹호글 올려 불이익"…법무부, 인사혁신처에 처분취소 제청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검사 적격심사 제도가 생긴 이후 유일하게 탈락해 강제로 퇴직당한 전직 검사가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법무부는 인사혁신처에 해당 검사의 복직을 제청할 방침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9일 전직 검사 박모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강제퇴직명령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으로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 사건을 제외한 대법원 사건에서 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본안 판단 없이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이다.
앞서 검사적격심사위원회는 2015년 2월 박씨가 검사로서의 직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박씨의 퇴직을 건의했다.
법무부 장관은 건의를 받아들여 대통령에게 퇴직명령을 제청했고, 대통령은 인사혁신처를 통해 퇴직명령을 내렸다.
이는 2004년 적격심사 제도가 생긴 후 탈락한 첫 사례였다. 적격심사는 7년마다 검찰총장을 제외한 전 검사에 대해 이뤄진다.
박씨는 "임은정 검사에 대한 징계나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유로 적격심사에 탈락했다"며 소송을 냈다.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임은정 검사를 징계하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사퇴하게 한 법무부를 잇달아 비판한 것이 강제퇴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1심은 "7년간의 복무평정 결과 박씨가 동기 검사 중 최하위에 해당하고, 10년 이상의 경력임에도 기본적인 법률 검토 미비로 인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며 퇴직명령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박씨가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능력이 결여됐다거나 중대한 심신 장애 등의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퇴직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박씨는 상부 지시에 반해 무죄를 구형한 임은정 검사에 대한 징계나 검찰총장의 사퇴 등에 관해 비판적인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고, 이로 인해 2014년에 상급자의 지도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심사가 공정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2심 결론이 타당하다고 봐 별도의 본안 판단 없이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인사혁신처에 퇴직명령 처분취소를 제청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가 처분을 취소하면 박씨에 대한 인사발령을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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