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부패스캔들 진원지 브라질, '반부패 협력' 촉구
다음 달 미주정상회의 폐막 성명에 관련 내용 포함 추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중남미 지역을 휩쓴 부패 스캔들의 진원지인 브라질이 미주 국가들이 참여하는 반부패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다음 달 13∼14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의 폐막 성명에 반부패 협력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자고 제의할 예정이다.
중남미 각국의 사법당국이 진행하는 부패수사에 협력하고 정기적인 반부패 회의 개최와 관련 법안 제정 등을 모색하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개최국 페루 정부 역시 '부패 척결을 위한 민주적 거버넌스'를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브라질의 한 신문은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가 지난 2001년부터 중남미 9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3억8천620만 달러(약 4천167억 원)를 뇌물로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페루에서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알란 가르시아, 오얀타 우말라, 알레한드로 톨레도, 파블로 쿠친스키 등 4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2천900만 달러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오데브레시가 제공한 뇌물은 베네수엘라(2006∼2015년) 9천800만 달러, 도미니카공화국(2001∼2014년) 9천200만 달러, 파나마(2010∼2014년) 5천900만 달러, 아르헨티나(2007∼2014년) 3천500만 달러, 에콰도르(2007∼2016년) 3천350만 달러, 과테말라(2013∼2015년) 1천800만 달러, 콜롬비아(2014년) 1천120만 달러, 멕시코(2010∼2014년) 1천50만 달러 등이다.
오데브레시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브라질 정·재계를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이다.
브라질 사법당국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를 벌이고 있다.
'라바 자투'는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이 수사를 통해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고 있다.
한편, 미주정상회의는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가치를 공유하는 미주 국가들이 모여 1994년 임시로 출범시킨 뒤 쿠바를 제외한 역내 모든 국가 정상들이 비정기적으로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틀로 발전했다.
올해 정상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중남미 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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