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초월한 올바른 역사교육…"위안부 만행 다시는 없어야"
전주 근영중에서 한일 공동 수업, 일본인 시각으로 본 위안부 문제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일본을 무작정 비판하고 국제사회에서 따돌리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반인륜적이고 반여성적인 전쟁범죄를 기억하고 인류가 지향하는 올바른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일본인 중년 남성이 교단에 올라 위안부 문제를 꺼내자 교실이 술렁였다.
29일 전주 근영중학교에서 열린 '한일 공동 평화수업'에 참여한 후지타 야스오 도쿄 와코초등학교 교사는 낮고 또렷한 목소리로 과거를 되짚었다.
후지타 야스오 교사는 "일본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왜곡되지 않은 올바른 역사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얼마 전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여줬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영상을 본 소감을 발표했다"며 학생들이 적은 감상문을 꺼냈다.
일본 학생들은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 왜 선조가 했던 일을 부정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지 모르겠다', '일본이 잘못을 인정하고 이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정부끼리 해결보다는 정말 상처를 입은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감상문에 적었다.
후지타 야스오 교사는 "과거를 부정하고 역사를 잊으려고 하면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다시는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나도 일본에서 학생들에게 거짓 없는 역사를 가르치겠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다른 언어로 말하는 교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올바른 역사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박정음(15)양은 "일본에도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수업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국경을 넘어 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한일 공동 평화수업은 동아시아 평화와 우호, 올바른 역사교육을 목표로 매년 근영중학교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귀향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조은경 근영중 수석교사와 후지타 야스오 교사, 니시무라 미치고 도쿄 스투분카대학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방법을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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