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비자금' 연루 2천억원대 요트 압류 법정다툼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된 2천억 원 대의 초호화 요트 압류를 놓고 미국 사법당국과 요트 소유자가 법정 다툼에 휩싸였다.
인도네시아 경찰이 지난달 미 연방수사국(FBI) 요청에 따라 자국 해상에 머물던 요트 '에쿼니머티' 호를 압류하자 요트 소유자 측이 현지 법원에 압류 해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쿼니머티 호는 선체 길이 91.5m에 이르는 대형 요트로, 시가가 2억5천만 달러(2천669억 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요트의 소유자는 나집 총리의 측근인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조 로우(36)다. 로우는 나집 총리가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나집 총리는 일관되게 비자금 조성을 부인하지만 미 법무부는 1MDB에서 2009∼2015년 45억 달러(4조8천억 원)가 횡령된 것으로 본다.
1MDB가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자금 세탁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해당 국가 사법당국이 조사하고 있다.
이들 자금의 일부가 미국에서 에쿼니머티 호와 고급 주택 구매, 할리우드 영화 투자 등에 쓰인 것으로 미 법무부는 판단하고 2016년 중반부터 2억 달러(2천135억 원) 가까운 불법 자산 압류를 위한 법적 조처를 하고 있다.
에쿼니머티 호를 미국으로 이송, 매각해 그 대금을 압수하겠다는 미 법무부의 계획이지만 로우 측은 횡령 의혹을 부인하며 요트 압류를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법원은 내달 중순까지 이 사건을 심리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패소하는 쪽은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우 측은 미 캘리포니아 법원에도 에쿼니머티 호가 최소 30일간 인도네시아에 머물 수 있게 하고 미 정부의 압류 조치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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