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의 조직 범죄단 마피아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정의로운 척 하지만 실제로는 부패한 '가짜 기독교인'에 대해 강론을 하던 중에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여기 이탈리아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펴보자"며 마피아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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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마피아들은 내부에 기독교인으로서의 요소를 전혀 지니고 있지 않다"며 "그들은 스스로의 영혼에 죽음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타인에게도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칼라브리아에 근거지를 둔 마피아 분파 '은드란게타'와 시칠리아에 기반을 둔 '코사 노스트라', 나폴리 지역의 '카모라' 등에 소속된 이탈리아 마피아 상당수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성당에 출석하고, 성례에 참여하는 등 지역 교회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은 이어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 만 명의 신자들에게 "신이 그들의 영혼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칼라브리아 지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마피아가 죄악을 숭배하고 잇으며,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스스로 교회에서 파문당하고 있다며 힐난한 바 있다.
한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1993년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에 "당신들은 언젠가는 신의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역대 교황들은 마피아를 꾸준히 비판해왔다.
코사 노스트라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이 같은 발언이 있고 난 후 수 개월 후 로마의 교회 몇 군데에 폭탄 공격을 가하는 등 보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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