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전망 다시 '부정적' 후퇴…"무역갈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던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미국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으로 다시 부정적인 수준으로 후퇴했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4월 전망치는 96.3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에 못 미쳤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BSI 전망치는 2월까지 21개월 연속으로 100을 하회했다가 3월에 100.2를 기록하며 기준선 이상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내수(98.4), 수출(98.6), 투자(97.0), 자금사정(96.3), 재고(100.2·100 이상일 때 부정적), 고용(98.2), 채산성(95.9)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경연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10년 7개월 만에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며 국내 자본유출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우리 기업들의 투자와 경영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미국의 대중(對中) 수입이 줄면 중국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한국의 대중 수출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 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3월 BSI 실적치는 99.1로 35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부문별로 보면 내수(105.7)를 제외하고 수출(99.3), 투자(98.6), 자금사정(97.2), 재고(102.3·100 이상일 때 부정적), 고용(97.0), 채산성(96.3) 등 모든 부문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학기, 건설수주 증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내수는 증가했음에도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중국과 정치·외교적 관계 회복이 대중 수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대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기업 실적 개선에 부정적 영향이 커졌다"면서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과 교역 규모가 큰 나라인 만큼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