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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 주택 258채 기증 중국 부호, 주민들 욕심에 좌절
자수성가 식품재벌 기증…1차 138채 완공 불구 입주 못 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자수성가한 중국 부호가 고향 마을에 고급 주택 단지를 기증했지만, 마을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28일 보도했다.
광둥(廣東) 성 관후(官湖) 현이 고향인 천성(陳生)은 베이징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97년 식품기업 '톈디이하오'(天地壹號)를 설립해 큰 성공을 거뒀다.
재벌의 반열에 오른 후에도 고향을 잊지 못하던 그는 고향 사람들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 고향 사람들의 집이 낡고 파손된 것을 알고는 이들을 위해 주택 단지를 짓기로 했다.
쾌척한 2억 위안(약 340억 원)은 지방 정부가 제공한 땅에 유치원, 경로당, 농구장, 배드민턴장, 공연장 등을 갖춘 고급주택 단지를 세우는 데 쓰였다. 침실 5개를 갖춘 주택 한 채의 면적은 280㎡(약 85평)에 달했다.
2013년 인구조사 때 관후 현의 고향마을에는 모두 190가구가 있었는데, 여러 사정을 고려, 총 258채를 세우기로 한 계획에 따라 1차로 지난해 말 138채가 완공됐다.
하지만 이때부터 분란은 시작됐다.
천성의 고급주택 단지 기부 소식에 이웃 마을에서 이사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났다. 심지어 마을 사람 일부는 "자식이 결혼하니 두 채를 달라"고 요구하며 생떼를 썼다.
이러한 분란에 지난해 말 1차로 완공된 138채에는 아직 아무도 입주하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해 과수원과 돼지 농장을 짓겠다는 천성의 계획도 잠정 중단됐다.
천성은 "고향에 돌아갈 때마다 모든 사람이 온갖 요구를 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며 지난 2년간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현 정부는 촌 위원회와 협력해 마을 사람들의 견해 차이를 조정한 후 주택 배분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마을 사람들의 탐욕에 쉽지 않은 일이 될 전망이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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