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유승민 차출론'…친안 vs 친유 '전초전'?
유승민, 지역위원장들 출마 요구에 "거의 100% 국민의당 출신"
바른정당 출신들 "공천권 요구 위한 흔들기" 의심…전대서 충돌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의 거듭된 거부 입장 표명에도 6·13 지방선거 '유승민 차출론'은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여서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원외 지역위원장 50여 명은 28일 "선거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면서 '안철수·유승민 동반출마'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당 최고위원회에 제출했다.
문제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인사 대부분이 합당 전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이다.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 이들이 유 공동대표를 흔들어 당내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성명서에 대해 "지역위원장 중 거의 100% 가까이가 국민의당 출신"이라면서 "이는 상당히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저의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 출신들이 스크럼을 짜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유 대표가 출마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 이를 요구하고 반대급부로 공천권을 보장받으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유 공동대표가 국회의원 배지를 내놓는 한이 있어도 선거에 출마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동력을 제공하든지, 아니면 서울을 비롯해 바른미래당의 당선이 가능한 지역에서 공천권을 양보하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합당 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지역위원장을 상당 부분 그대로 둔 채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공천권을 둘러싼 마찰이 생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결정이 늦어지는 것도 지방선거 공천권을 포함한 당내 파워게임의 연장선에서 보고 있다.
안 위원장이 애초 당무에 복귀하면서 민생특위 위원장이 아닌 인재영입위원장을 선택한 것 역시 최대한 자기 사람을 심어 장기적으로는 지방선거 이후 열릴 전당대회에서 '우군'을 미리미리 확보하기 위한 차원 아니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오는 7∼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쥔다면 2020년 제21대 총선 공천 때 막대한 영향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안 위원장 측은 이 같은 해석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의 한 인사는 "만약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 공천권을 갖는 게 당연하다"면서 "대표 선수로 나가는 사람이 팀을 짜서 싸우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다만 "유 공동대표가 대구시장이나 경기지사에 나가고, 박주선 공동대표도 광주시장에 나간다면 진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면서 선거 이후를 겨냥한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정치 공학적 사고라고 일축했다.
지방선거까지는 선거 승리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양측의 갈등이 일부만 표출되고 잠재될 가능성이 크지만, 전대가 다가오면 올수록 '친안'(親安·친안철수), '친유'(親劉 ·친유승민)계 간의 충돌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오전 한때 안 위원장이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사설 정보지가 돌고 일부 언론까지 이를 보도하면서 안 위원장 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폭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 확정되면 서울시민에게 가장 먼저 알리겠다"고 부인해 일단락됐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의 출마 선언을 앞당기고 싶어하는 당내 분위기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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