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고위급 방중 북중회담, 김정은 가능성…특별열차 귀환
남북·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북중관계 회복노린 승부수인듯
파격적인 국빈 대우…외신들도 김정은 방중 가능성에 무게
중국 외교부, 방중 확인 꺼려…"적절한 때 발표하겠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특별열차 편으로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뒤 27일 귀국길에 올랐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의 특별열차는 25일 신의주와 단둥(丹東)간 북중우의교를 건넜고, 26일 오후 3시께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이 최고위급 인사는 베이징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이날 오후 특별열차 편으로 베이징역을 떠나 북한으로 향했다.
중화권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 최고위급 인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정되며, 베이징 도착 후 인민대회당을 방문해 중국의 주요 국가 지도자를 만난 뒤 조어대(釣魚台)에서 묵었다. 이 인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로 묵었던 조어대 18호각을 사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아울러 베이징 체류 이틀째인 이날 이 인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시내 중관촌을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의 유력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했으며, 시 주석과 3시간가량 회담한 것으로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인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했다고 전했고, 일본 산케이신문도 '김정은 방중' 이라는 온라인 호외를 싣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이 인사가 국가수반에 준하는 최고 대우를 받았으며 방중 동선을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일 확률이 높다"면서 "워낙 파격적인 의전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인민대회당은 물론 조어대 주변이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수준 이상으로 철통 경비가 이뤄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이 맞는다면 2011년 말 집권 후 처음이다.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일 위원장이 5월 말 중국을 방문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4월과 5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찾은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남북미 3국을 축으로, 한반도 정세 대격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북중 양국이 경색된 관계를 회복해야 서로 이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번 북한 최고위급의 방중을 성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이 그동안 북중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지원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중 압박으로 미중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북중 관계 개선을 바라는 시 주석으로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꺼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방중한 최고위급 인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아닌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일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평창 올림픽 때 김여정 제1부부장을 보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한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의 회동을 시도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도 김여정 제1부부장 등을 대중 특사로 보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물론 중국도 이번에 방중한 북한 측 인사가 누구인 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 방중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만약 말할 게 있으면 적절한 때 발표하겠다고"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과거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을 마치고 국경 밖으로 벗어났을 때 방중 사실을 공개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