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남부서 IS연계 이집트인 체포…"아동 상대로 테러 선동"(종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남동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이집트계 이탈리아인이 붙잡혔다.
뉴스통신 ANSA는 대테러 수사당국이 27일 남동부 도시 포지아에 있는 '알 다와' 이슬람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58세의 이집트 출신 남성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모히 엘딘 모스타파 오메르 압델 라흐만이라는 이름의 이 용의자는 이슬람 성직자로 일하며 이민 2세 어린이들에게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과 폭력을 주입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센터에 출석하는 아동들에게 "이교도들과 싸워라. 너희들의 칼로 그들의 머리를 자르고, 폭탄 조끼로 그들의 머리를 날려버려라"라고 선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 남성이 올린 온라인 게시물과 그가 소지하고 있던 IS 선전물 등의 증거 자료를 토대로 그가 IS 조직원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이탈리아 여성을 부인으로 두고 있는 이 용의자의 계좌도 압수, 통장에 들어있던 37만 유로(약 4억9천200만원)를 동결했다.
이번 수사는 당국이 작년 7월 한때 이슬람센터에 출석했던 체첸 출신 테러리스트를 체포한 것을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체첸 테러리스트는 2014년 19명이 사망한 체첸 그로즈니 테러에 가담하고, 시리아로 넘어가 IS 편에서 싸운 인물이라고 ANSA통신은 전했다.
한편, 중부 비테르보에서도 이달 중순 파이프폭탄 재료를 자택에 소지하고 있던 라트비아계 이탈리아 남성이 붙잡히는 등 이탈리아에서는 테러 모의에 연루된 용의자들에 대한 체포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는 내달 1일 부활절을 앞두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로마와 바티칸 등지에 산재한 종교 관련 시설과 기차역, 지하철역, 쇼핑몰 등 다중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보안 인력을 증강하고, 테러 예방 장비를 설치하는 등 경계 강화에 나섰다.
이탈리아는 프랑스, 스페인, 영국, 벨기에, 독일 등 다른 주요 유럽 국가와는 달리 현재까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직접적인 테러 공격을 당하지 않았으나, IS가 가톨릭의 중심인 이탈리아에 대한 테러를 지속적으로 선동하고 있는 터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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