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어티 예능은 진화한다…SBS '집사부일체' 돌풍
방송 석달만에 2049시청률 2위…매회 새로운 이야기 만들어내
이승기·이상윤·육성재·양세형 앙상블 신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생후 3개월 된 SBS TV '동거동락 인생과외 집사부일체'가 2049 시청률 2위로 치고 올라오며 예능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관찰예능이 점령한 예능계에서 모처럼 등장한 '리얼 버라이어티' 히트작인 '집사부일체'는 매회 각본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이승기·이상윤·육성재·양세형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고, '사부'로 등장하는 각양각색 스타들이 이들과 함께 빚어내는 리듬은 기존 버라이어티에서는 보지 못했던 재미를 안겨준다.
◇ 젊은층 사로잡다…'효리네 민박2' 제치고 2049 시청률 2위
2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광고주들이 주목하는 20~49세 타깃 시청률 순위에서 '집사부일체'가 2위와 6위를 차지했다. 2부로 나뉘어 방송되는 '집사부일체'는 2부가 6.7%로 2위, 1부가 4.9%로 6위에 올랐다.
1위와 3위는 관찰예능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SBS TV '미운우리새끼'로 2부가 8.1%, 1부가 6.7%로 나타났다.
4위는 KBS 2TV 주말극 '같이 살래요'(6.2%), 5위는 JTBC '효리네 민박2'(5.2%), 7위는 SBS TV '런닝맨'(4.4%) 순으로 집계됐다.
2049 시청률은 구매력이 높고 트렌드를 선도해가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광고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MBC TV '무한도전'이 가구 시청률 하락세에도 지난 10여년 '국민 예능'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던 것은 2049 시청률이 꾸준히 높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SBS TV '런닝맨' 역시 가구 시청률은 10% 아래를 밑돈 지 오래지만 2049 시청률에서 선전하면서 롱런 중이다.
반대로, 가구 시청률에서는 늘 10%를 넘는 KBS 1TV '가요무대'나 개편 전 목요일 밤 11시 시청률 1등으로 명성이 높았던 SBS TV '백년손님' 등은 2049 시청률이 낮다. 이로 인해 광고가 없는 KBS 1TV에서 방송 중인 '가요무대'를 KBS 2TV로 옮겨 방송한다고 해도 광고가 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백년손님'도 가구 시청률에 비해 광고 판매가 신통치 않다. 시청행태 변화에 따라 TV로 본방송을 시청하는 연령층이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집중되면서 가구 시청률이 높아도 2049 시청률은 낮은 프로그램이 많아진 탓이다.
이런 가운데 2049를 사로잡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자 SBS는 고무된 분위기다. 가성비 좋은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방송사 살림을 피게 하기 때문이다.
◇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진화…"제작진의 개입 최소화"
'집사부일체'는 관찰 예능 홍수 속 등장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자, 기존 버라이어티 예능에 변주를 가한 모습이다.
MBC TV '무한도전'과 KBS 1TV '1박2일' 등이 대표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은 출연진이 다양한 게임과 미션, 벌칙 등을 통해 소화해내는 형태다. 전체적인 구성안이나 틀은 있지만 대본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리얼'(real)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또 벌칙 등의 지점에서는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개입해왔다.
'집사부일체'는 출연진이 매회 새로운 사부를 만나 새로운 미션과 가르침을 받는 상황이 대본 없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그러나 기존 버라이어티에 비해 제작진이 거의 개입하지 않고, 관찰 예능처럼 지켜만본다는 새로운 포인트가 있다. 또한 매회 뭔가 '인생의 가르침'이 있다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집사부일체'의 최영인 SBS CP는 27일 "새로운 형식의 버라이어티 예능인 것 같다"며 "여러명이 나와 뭔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은 기존 버라이어티와 같고 제작진이 그런 출연진의 모습을 모니터로 지켜만 본다는 점에서는 관찰 예능의 형태도 들어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CP는 "제작진은 사부를 섭외해 출연진과 만나게 하는 것까지만 하고 그 다음부터는 사부와 출연진이 알아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제작진은 이후 촬영 과정에서 뒤로 물러나 있으며 출연진과 사부들이 대본 없이 리얼한 교감을 나눈다"고 밝혔다.
빙상 스타 이승훈을 만나 스피드 스케이팅의 맛을 보고, 아시아의 별 보아를 만나 댄스를 배우며, 최불암과 윤여정, 전인권, 이대호 등 각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스타들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 출연진의 모습은 게임과 내기로 채워졌던 기존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진화한 모습이다. 웃음과 감동이 함께한다.
최 CP는 "'1박2일'을 오래했던 이승기가 처음에 좀 낯설어했던 것도 기존 버라이어티에 변화를 가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영리한 이승기를 비롯해 육성재, 이상윤, 양세형이 모두 금세 프로그램에 적응했고, 출연진 4인방의 조화가 좋아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악동' 없는 4인방…"순수하고 선한 매력이 시너지"
'집사부일체'는 노래, 연기, 예능을 종횡무진하는 이승기를 중심으로 뼈대를 쌓아올린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31일 제대한 이승기를 잡는 데 성공한 제작진이 이승기를 중심으로 육성재와 양세형, 이상윤을 차례대로 캐스팅하며 만들어낸 조합이 기대 이상으로 신선하고 상큼하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육성재는 이승기의 오랜 팬으로서 흔쾌히 합류했고, '대세' 양세형은 만능 감초로 캐스팅했으며, 이상윤은 때마침 경험을 넓히고 싶다는 갈증을 제작진이 공략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들 4인방이 완성됐다.
최 CP는 "대개 버라이어티에는 악동 캐릭터를 한명 정도 끼워넣는데 '집사부일체'는 4인방 모두 훈남"이라며 "모두가 선하고 순수한 캐릭터들인데, 이같은 조합이 오히려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출연진이 매회 사부와 하루를 함께 보내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부의 경험과 노력을 공유하는 과정에 '억지스러움'은 없다. 저마다 승부욕이 있고, 상황상황 경쟁도 펼치지만 웃음이라는 목적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기존 버라이어티와는 다른 모습이다. 사부의 '인생극장'이 펼쳐지는 시간에는 감동이 들어있고, 그것을 경청하고 뭔가 배우려는 출연진의 모습에는 진지함이 배어있는데 이 모든 과정이 유쾌하고 밝게 전개된다.
최 CP는 "출연진을 어떻게 조합해야할까 고민이 컸다"면서 "다행히 4명이 모두 착하고 영리해 좋은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