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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유력 이집트 엘시시, 장기집권 길 들어서나
"3선 연임 안해" 밝혔지만 '무바라크 독재' 반복할 우려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 국민이 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64)의 장기집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번 대선에는 엘시시 대통령과 무사 무스타파 무사(66) '가드(내일)당' 대표만 출마했고 엘시시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된다.
무사 대표는 매우 인지도가 낮은 정치인이고 선거운동 기간에도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곳곳에는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걸렸지만 무사 대표는 자금 부족으로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2014년 6월 취임한 엘시시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2022년까지 4년 더 집권하게 된다.
문제는 그다음 행보다.
엘시시 대통령은 작년 11월 "3선 연임의 대통령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이집트 헌법을 개정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 현행 헌법상 대통령은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엘시시 대통령이 보여준 권력욕을 생각할 때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최근 헌법 개정으로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처럼 장기집권의 길을 닦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비상임 선임연구원인 H.A 헬러는 최근 미국 CNN방송에 "사람들은 엘시시 대통령이 임기 제한을 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얘기해야 한다"며 "그는 자신이 이집트를 구원했고 국가의 모든 짐이 자신의 어깨 위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엘시시 대통령이 집권한 뒤 이집트의 정치·사회적 민주화는 퇴보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대표적인 이슬람주의 조직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은 테러단체로 규정됐고 시민단체 등의 반정부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번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도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월 사미 아난 전 이집트 육군참모총장이 군부에 체포되고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가 행방불명 소동 끝에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잠재적 대선 후보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낙마했다.

그러나 엘시시 대통령은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일 이집트 현지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 후보가 자신을 포함해 2명에 불과한 데 대해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이집트에는 정당이 10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일부 국민은 과거 무바라크 시대와 같은 군부독재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카이로 시민인 아흐마드(45) 씨는 "엘시시 대통령이 앞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처럼 장기집권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군참모총장 출신인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1981년 사다트 전 대통령의 사망을 계기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뒤 무려 30년간 철권으로 통치하다가 2011년 2월 민주화 시위에 물러났다.
엘시시 대통령도 군부 실세에서 대통령직을 거머쥔 인물이다.
엘시시 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 집권 당시인 2011년 최연소로 국방부 정보국장에 올랐고 2012년 8월 국방장관에 임명된 뒤 이듬해 쿠데타를 주도해 무르시 전 대통령의 축출에 앞장섰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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