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평평하다!" 수제 로켓 타고 확인나선 괴짜
미국 리무진 운전사 570m 날아올랐다가 착륙
"지구는 납작한 원반처럼 생겼다"…"다음 목표는 주지사"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구가 평평한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은 음모론일 뿐이라고 믿는 미국의 한 괴짜 리무진 운전사가 직접 만든 로켓을 타고 572m(1천875피트)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2014년 첫 시도 때 기록한 419m(1천374피트)보다 더 높이 떠오르는 데 성공했다.
2014년에는 착륙 때 꽤 다쳤다. 회복하는 데 3일이나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허리 통증 외에는 털끝 하나 다친 곳이 없었다.
시속 563㎞ 속도에서 낙하산을 펼쳤고 무사히 땅에 내려왔다. 2014년 이후 여러 번 실패를 겪은 끝에 '무모한 도전'이 또다시 '성공'한 것이다.
AP통신은 25일 마이크 휴스(62)라는 한 미국 남성의 흥미로운 사연을 소개했다.
리무진 운전사인 휴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앰보이 인근 모하비 사막에서 수제 로켓을 타고 비행한 뒤 착륙했다.
휴스는 비행 후 "사람들은 내가 이 시도에 겁을 먹었다거나 로켓을 직접 만들지 않았다고 말한다"며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지겨웠는데 마침내 남자답게 해냈다"고 뿌듯해했다.
휴스가 이 같은 도전에 나선 것은 '지구가 평평하다'는 그의 신념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휴스는 AP통신에 "지구가 프리스비(납작한 원반)처럼 생겼다고 믿는데 확신하기는 어려웠다"며 "그래서 나는 우주로 올라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휴스는 자신의 이동주택을 발사대로 개조했다. 로켓은 차고에서 몇 개월간 끙끙대며 직접 제작했다.
로켓을 날리는 데는 증기 힘을 활용했다. 탱크에 채운 물을 끓여 350psi 수준의 압력을 만들기로 했다.
psi(pound per square inch)는 1평방인치(약 6.45㎠) 당 작용하는 파운드(중량)를 의미하는 압력의 단위다.
그런데 24일 발사를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압력이 낮아지더니 340psi로 떨어진 것이다.
휴스의 작업을 돕던 왈도 스테이크스는 다시 데워서 시도하자고 했다. 하지만 휴스는 '싫다'고 버텼다.
그러던 도중 로켓은 갑자기 발사됐다. 이렇다 할 카운트다운도 없이 하늘로 날아오른 것이다.
휴스는 공중에서 낙하산을 펼쳤지만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그래서 두 번째 낙하산까지 폈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무사히 내려앉았다.
로켓 앞부분은 휴스가 설계한 대로 두 동강 나며 떨어졌다. 발사대에서 457m 떨어진 지점에서였다.
휴스의 이번 도전 과정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도 촬영됐다. 오는 8월 공개된다.
'괴짜 운전사' 휴스의 기행은 이제 과학을 넘어 정치로 향할 예정이다. 휴스는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휴스는 "농담이 아니다"라며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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