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맞불관세에 돼지고기 가격 뚝…곡물시장도 출렁
시카고상품거래소서 돈육 선물 가격 역대 최저치로
대두·옥수수 거래 가격도 휘청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고조되면서 관세 표적으로 오른 돼지고기 값이 국제 상품 시장에서 사상 최저치로 급락했다.
중국이 대미(對美) 보복 관세를 매길 품목으로 돼지고기를 포함한 농축산물을 정조준하면서 거래상들 사이에 불확실성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고래등 싸움에 글로벌 금융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실물 시장으로도 여파가 번질지 주목된다.
25일(이하 한국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상품 시장 가격'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선물(先物) 가격이 6월물 기준으로 지난 23일 파운드당 73.6센트까지 떨어져 하루 만에 4.3% 낙폭을 보였다.
이는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돼지고기 선물 거래를 시작한 2016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미·중 맞불 관세가 불거진 직후 거래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특히 올해 1월 10일 85.55센트까지 치솟았던 돼지고기 가격은 연초부터 미·중 무역 전쟁의 전운이 짙어지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고점 대비 13.3% 낙폭을 기록 중이다.
지난 22일(미국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에 고율 관세를 명령하자 중국은 즉각 돼지고기를 포함한 128개 품목에 맞불 관세를 예고하며 무역 전쟁을 고조시켰다.
중국은 돼지고기 최대 수입국으로,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덩달아 소고기 값도 타격을 받았다.
생우(生牛) 6월물 가격은 24일 파운드당 106.03센트까지 떨어져 하루 사이에 2.6% 하락했다. 비육우(肥肉牛) 값도 5월물이 이달 초 대비 7.2% 주저앉았다.
곡물 시장도 출렁였다.
대두(콩) 5월물 가격은 지난 23일 부셸(곡물량을 세는 단위)당 1,010센트(10.10달러)까지 떨어져 하루 사이에 2% 내렸다.
대두는 중국이 미국에서 대거 수입해오는 대표적 곡물로, 양국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할 품목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대두로 만든 대두유(大豆油) 가격 또한 5월물 가격이 24일 현재 파운드 당 31.38센트까지 떨어져 2016년 8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옥수수는 5월물 가격이 지난 23일 부셸당 369센트까지 내려 하루 사이에 1.6% 하락했다. 24일 현재는 374센트로 낙폭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다.
밀도 23일 한때 부셸당 446센트로 2.5% 떨어졌다가 현재 460센트 선에서 거래 중이다.
상품 시장 분석 회사인 어드밴스드이코노믹솔루션스(Advanced Economic Solutions)의 빌 랩 대표는 "시장에서는 중국이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공포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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