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산안 거부권 행사 '위협'…멕시코 장벽 예산 불만
자정까지 서명하지 않으면 24일부터 연방정부 셧다운 맞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핵심 대선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의회에서 통과된 예산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다음날부터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를 맞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 계정에서 "80만 명 이상인 '다카'(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수혜자들은 민주당에 의해 완전히 버려졌고, 국방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국경 장벽에는 자금이 충분히 지원되지 않았다"며 "예산안 거부권 행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카는 예산안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다카를 버린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다카를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벽에 연계한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연방정부의 2018년도 예산안은 상·하원에서 잇따라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앞두고 있다.
하원은 22일 찬성 256표 대 반대 167표로 총 1조3천억 달러(약 1천405조9천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몇 시간 뒤인 23일 새벽 상원도 65대 32로 예산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2018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1일 이후 두 차례나 반복된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9월 말까지 더는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세 번째 셧다운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 국방비와 사회복지 예산은 늘리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 일부는 삭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예산안에 전격 합의했다. 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야가 합의한 예산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부권 행사 위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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