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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식 해법' 신봉한 존 볼턴의 대북 접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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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식 해법' 신봉한 존 볼턴의 대북 접근 주목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리비아를 상대한 우리의 경험으로 미뤄 (핵) 동결은 불필요하다. 그건 북한이 다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되돌아옴으로써 북한 인민들이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시간을 늦출 뿐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임명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가동되던 2004년 7월 연세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에 핵 폐기 절차로 직행하라는 이 주문에 동원된 사례는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으로 불렸고, 그는 미 국무부 군축ㆍ국제안보 담당 차관으로서 이 해법의 전도사처럼 행동했다.
리비아식 해법은 영국 중재로 핵 포기 선언을 한 리비아가 선언 직후 즉각 핵시설 공개와 포기 절차에 들어간 데 대해 미국은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약속하고 관계 정상화와 경제지원으로 화답한 것을 주로 뜻한다.
당시 볼턴의 이 구상에 맞물려 나온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북한의 핵 폐기 시 깜짝 놀랄만한 보상' 입장에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는 강한 거부감을 피력했다.
한성렬 차석대사는 '놀랄만한 보상'은 결국 선(先) 핵 포기를 요구하는 것으로서 관심 없다고 했다. 어디까지나 '동결 대 보상' 또는 '보상 대 동결'이라는 동시 행동원칙에서 문제가 풀려야 한다는 거였다.


당시의 이런 의견 충돌이 북핵 해법을 둘러싼 향후 북미 정상회담 등 양국의 다양한 대화에서 재연된다면 그 진통은 작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만을 놓고 볼 때 리비아식 해법은 그가 비록 예전에 가졌던 견해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추가 실험에 대해선 비교적 확실하게 중단을 약속했으나 비핵화에 대해선 의지만을 내비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다.
볼턴은 한반도 정세가 긴장완화로 급류를 타기 전이던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선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은 "완벽하게 합법적"이라고까지 말했고, 지난 1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선 "선제적 군사행동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그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뿐"이라고도 했다.
또 과거 사례로 그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 지지한 것은 유명하다. 2011년에는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에 대해 '제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고 결국 그해 카다피는 시민군과의 대결 과정에서 사망했다.
볼턴은 그러나 신임 보좌관으로 임명된 직후 공개된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냈던 지금까지의 자세를 고쳐 "내가 그동안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던 것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과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임명 일성을 밝혔다.
볼턴은 평소 자신을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한 이들에게 "나는 네오콘이 아니라 친 미국인"이라고 했고, 협상에 대해선 "정책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규정하며 "이익이 될 때만 협상은 의미가 있다"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돌아온 볼턴이 자칭 '딜 메이커'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하모니를 이뤄 대북 협상에서 의미 있는 '거래'를 할지 주목된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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