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우려 아닌 현실…세계 6위 수출국 韓경제 어쩌나(종합)
금융시장 이미 직격탄…"수출·고용·경제성장에 타격 불가피"
"소규모 개방경제로 미중 의존도 특히 높아…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중국 타깃이지만 환율조작국 지정 등 직접 영향권…대비해야"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본격 무역전쟁에 돌입하면서 한국경제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폭탄을 부과하자 중국 상무부가 3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미중간 무역전쟁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됐다.
이미 금융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코스피는 3.18%, 코스닥지수도 4.81% 폭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9.5원 뛴 달러당 1,082.2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3% 하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각각 2.52%, 2.43%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전면전으로 확산할 경우 세계 6위 수출대국인 한국경제는 수출과 경제성장, 고용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준환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가서 다른 품목으로 확대된다면 수출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우리나라는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데 수출이 줄면서 경제성장에 타격이 갈 테고, 고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재 4.8%에서 10%로 높아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율이 10%로 높아지면 국내 수출액은 173억 달러 줄어들고 고용은 15만8천명 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을 바탕으로 했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보복조치를 단행하면 미중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로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기 때문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KIEP는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해 중국의 대미수출과 산업생산이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봤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 대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속화하면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미국에 수출하는 것도 위축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으니까 수출이 줄면 성장률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미국이 중국을 타깃으로 하지만 한국도 환율조작국 지정 등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조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윤여준 부연구위원은 "중국과 함께 한국도 미국의 타깃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율조작 보고서 등은 중국보다 한국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니 이와같이 직접 영향이 있는 조치에 대비하되 WTO 제소 등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환율조작국 카드를 미국이 갖고 있다"면서 "최악에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우리도 중국 다음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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